- 입력 2024.08.11 12:00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국내에서 최근 연달아 발생한 고령 운전자 '급발진 의심' 교통사고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노화로 인한 신체·인지능력 저하가 교통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꼽혀서다.
이 가운데 미국은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정부 및 사회단체 차원에서 운전면허 갱신제도,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1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내 70세 이상의 운전면허 소지자는 2022년 기준으로 약 3400만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14.5%를 차지하고 있다.
70세 이상 고령 인구 10만명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22년 기준으로 5626명이다. 이 사망자 수는 지난 10년간 3.2% 증가한 수치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원인은 돌발적인 충돌 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는 인지능력 저하, 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 차량 속도 판단 오류 등으로 분석된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70세 이상 고령자 중 차량 탑승자와 보행자는 각각 71%, 18%로 조사됐다.
70세 이상 운전자의 과실로 인해 본인이 입은 피해를 입은 경우는 59%, 동승자가 피해를 당한 경우는 12%로 나타났다.
특히 교차로에서 발생한 다중 충돌사고의 경우 16~59세 운전자는 21%의 비중을 차지한 반면 80세 이상 운전자 비중은 39%에 달했다.
설상가상 6년 뒤인 2030년이 되면 미국 내 70세 이상 고령 인구는 약 5300만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에 대한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방지를 위해 주별로 다양한 방식의 운전면허 갱신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각 주에서는 면허 갱신 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면허 갱신 시 시력 검사와 더불어 방문 갱신을 통해 고령 운전자의 운전 능력 보유 여부를 판단한 후 면허 갱신 여부를 결정한다.
더불어 사회단체들은 각 주에 적용되는 지침에 따라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자동차협회는 고령 운전자가 운전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연령별 신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니어 방어 운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미국 은퇴자협회는 50세 이상 운전자를 위한 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국 일부 보험사들은 운전자 안전 교육 과정을 이수한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가이코(Geico)는 50세 이상 운전자가 방어 운전 교육 과정을 이수한 경우, 보험료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올스테이트(Allstate)는 고령 운전자를 위해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책정하는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방어 운전 교육을 받은 운전자에게는 보험료 할인 혜택을 부여한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17년 12.3%로 높아졌고 부상자 수 비중도 유사하게 상승했다"며 "고령 운전자 비중 확대, 진료 기간 장기화로 자동차보험에서 지급하는 보험금 증가 등이 예상돼 우리나라도 이에 따른 보험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