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백종훈 기자
  • 입력 2024.08.25 12:00
보험연구원. (사진=백종훈 기자)
보험연구원. (사진=백종훈 기자)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퇴직연금 적립금이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4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추세라면 약 25년 후에는 퇴직연금 적립금이 국민연금 기금 규모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이에 부합하는 '노후 소득 보장 역할'에 대한 재정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25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퇴직연금 적립금은 최근 들어 연간 40~50조원가량 증가했다. 작년에 국민연금 기금의 38% 수준인 382조원에 이르렀고 올해 상반기에 400조원을 돌파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수입 부문인 보험료를 비롯해 운용수익과 지출 부문인 누수액, 운용비용, 급여 지출 등에 의해 결정된다.

이에 따른 유형별 퇴직연금 적립금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DB형 53.7%, DC형·기업형IRP 26.6%, 개인형 IRP 19.8%로 조사됐다.

무엇보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수지상등 원칙'에 의해 운용되므로 가입자가 존재하는 한 기금이 소진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가입자 적립액과 수급자의 적립 잔액만큼 기금이 쌓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연금 기금은 베이비부머 수급자가 많아지고 저부담·고급여의 구조적 문제가 나타나면서 2041년을 정점으로 하락한 후 2055년에 소진되는 것으로 추계된다.

퇴직연금 적립금이 국민연금 기금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은, 완전 적립금 모형에서는 퇴직연금 수익률(국민연금 장기수익률)을 적용할 경우 2050년(2047년)이다. 실태 반영 적립금 모형에서는 2051년(2049년)으로 추정된다.

2050년을 기준으로 한, 퇴직연금 적립금 수준은 완전 적립금 모형 퇴직연금 수익률에 의하면 1175조원이며 국민연금 장기 수익률을 적용할 경우에는 1617조원까지 올라간다. 실태 반영 적립금 모형에 의하면 각각 970조원, 1335조원으로 추정된다.

완전 적립금 모형은 정상적인 연금 지급 외 적립금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된 추계 방식이다. 실태 반영 적립금 모형은 완전 적립금 모형에 중도 인출, 이직 시 해지 등과 같은 적립금 누수 상황을 반영한 추계 방식이다.

보험연구원 관계자는 "2050년을 전후로, 퇴직연금 적립금은 국민연금 기금을 초과해 우리나라 최고의 기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퇴직연금의 노후 소득 보장 제도로 위상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퇴직연금은 자산의 운용 효율화에 맞춰져 있었던 경향이 있었다"면서 "향후 적립금과 수급 대상자 증가가 예상되고 노후 소득 보장 제도로 역할 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연금 수령을 원칙적으로 하는 정책이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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