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09.22 11:38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독립리서치플랫폼 '스마트카르마'가 고려아연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우려를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MBK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20일 스마트카르마는 '고려아연 경영에 대한 MBK파트너스의 4가지 주요 우려 사항들'이라는 리서치를 통해 "고려아연의 부실 투자와 수익성 악화, 제3자 배정 유상증자·자사주 교환으로 늘어난 유통주식수 등 MBK파트너스의 3가지 우려 사항들은 타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스마트카르마는 "지난 몇 년간 고려아연의 부실 투자는 회사를 가장 압박하는 우려 사항들 중 하나"라며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 건들이 재무적으로 말이 되지 않기 때문에 MBK파트너스의 우려는 특별히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카르마는 2014년 설립돼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기업, 시장, 업계 분석 플랫폼으로, 5800여 개의 기업을 다루며 4만4000개의 독립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수익성 저하에 대해 스마트카르마는 이익 마진율의 하락세는 '가장 심각한 우려 사항 중 하나'리고 지적했다.
스마트 카르마의 애널리스트들은 고려아연과 글로벌 경쟁사 관계인 '힌두스탄 아연' 및 '운남 치홍 아연 및 게르마늄 유한회사'의 지난 5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마진율을 비교하며 "경쟁사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한 반면, 최근 몇 년간 고려아연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마트카르마는 "고려아연은 본래 영업 마진, 영업 현금흐름, 잉여 현금흐름을 꾸준히 발생시키는 기업"이라며 "이런 고려아연은 지난 5년간 유통 주식 수를 오히려 줄였어야지 늘리면 안 됐다"고 꼬집었다.
영업이익, 현금흐름이 좋은 기업은 주주환원을 위해 주식 수를 줄여야 하지만 고려아연은 반대로 유상증자와 자사주 교환으로 주식 수를 늘려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MBK 파트너스의 우려에 힘을 실어 주는 분석이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부분에 대한 우려도 표했다. 고려아연 부채는 2019년에 비해 올해 상반기 35배인 1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순현금도 2019년 말 2조600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8000억원으로 줄었다.
스마트카르마는 "아직 대차 대조표는 안정적인 상태지만, 같은 기간 동안 자기자본이 43% 증가하는 반면 총부채가 255%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대항 공개매수에 대해서는 스마트카르마는 "다른 대형 PE사들이나 재벌 기업들이 최윤범 회장을 도울 가능성을 고려하더라도 2조원은 작은 규모가 아니기에 자금 모집 여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투자증권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충분한 자금을 모으지 못할 경우 MBK파트너스와 영풍그룹 장씨 일가에 대적하기 어려울 것으로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