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4.09.23 16:18

이제중 부회장, 첫 기자회견 직접 등판 예정
공개매수가 이달 26일까지 인상 여부 결정해야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CTO). (사진제공=고려아연)
이제중 고려아연 부회장.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이 MBK·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후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나선다. MBK·영풍이 공개매수 가격 상향 여부에 관한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 임박한 가운데,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 가격(66만원)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2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고려아연 본사 다목적실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연다. 이는 지난 19일 MBK·영풍의 공개매수 기자회견에 대한 대응으로 해석된다.  

고려아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제중 부회장(CTO)이 나서 세계 비철금속 업계 1위인 고려아연의 기술력을 강조, 경영 안정성이 확고하다고 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삼촌인 최창영 명예회장과 함께 고려아연 온산 제련소의 비철금속 제련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1985년 고려아연에 입사한 이후 40년간 고려아연의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기자회견 당일은 MBK·영풍이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할 기일이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 종료 시점까지 10일 이상 남으면 공개매수 기간 연장 없이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가격 인상 시기를 오는 26일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애초에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시점은 다음 달 4일까지 10일 이전일인 24일이었다. 하지만 26일에 정정 신고서를 제출하더라도 다음 달 5일과 6일은 주말이어서 장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기존과 같이 4일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이 가능하다. 결국 24일이나 26일이나 10일 후 종료일은 같다. MBK가 26일 장 종료 후 공시한다면 최윤범 회장 측이 실질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날짜는 4거래일밖에 남지 않게 된다.

만일 MBK·영풍이 26일까지 가격 인상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 못한다면, 공개매수 기간을 추가로 10일 연장한 후 또다시 가격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MBK·영풍의 공개매수 선언 후 고려아연 주가는 32% 이상 급등했다. 고려아연 주가는 MBK·영풍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보다도 11.4% 이상 높게 형성 중이다. 이 상태에서 공개매수가 종료되는 다음 달 4일이 도래하면 MBK·영풍의 고려아연에 대한 공세는 실패로 그칠 가능성이 커진다. 

MBK·영풍은 가격을 올리기도 쉽지 않아 셈법이 복잡하다. 가격을 올리면 공개매수가 성공할 확률은 증가하지만, 덩달아 투입해야 할 자금 규모도 불어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6일까지 가격 인상 없이 그대로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공개매수 기간을 연장한 뒤 가격 인상 여부를 저울질하는 것도 예측 가능한 시나리오다.

최윤범 회장 측 역시 MBK·영풍의 결단에 따라 셈법이 달라질 수 있다. 공개매수 가격이 올라가면 최 회장 측이 동원해야 할 실탄의 규모도 늘어나야 한다. 때문에 고려아연은 MBK의 움직임을 지켜본 이후 27일부터 반격에 나설 전망이다.

한편, 최 회장은 MBK·영풍 연합에 맞서 국내외 펀드와 기업들을 만나며 대항 공개매수를 위한 자금 조달에 총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인 지난 16~18일 일본과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출장을 다녀왔다. 최 회장은 출장에서 현지 협력사 등 글로벌 기업들과 만나 MBK·영풍 측에 맞서 우군 확보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추석 연휴 직후에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회동했다. 

고려아연의 주가는 23일 72만3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20일 73만5000원보다 1만2000원(-1.63%) 빠진 금액이지만, 여전히 공개매수 가격보다 7만원 이상 웃돈다. 공개 매수 가격보다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는 고려아연에 유리한 그림이 그려질 전망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큰 틀에서 보자면 주가가 오른 상태에서는 주주들이 MBK·영풍 쪽에 주식을 팔지 않을 테니 유리한 게 맞다"며 "주가 흐름에 따라 타이밍을 보고 백기사(우호 세력) 등 다양한 카드를 맞춰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개매수 결단 시가와 추가 기자 간담회 개최 여부에 대해서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아직 24일과 26일 중 정해진 것은 없다"며 "추가 간담회 일정도 현재까지는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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