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4.09.20 17:41

"고려아연 집행한 투자 38건 중 30건에서 손실 발생"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이 무분별한 투자로 재무 건전성을 훼손시킨다는 MBK의 주장에 대해 "당사 재무구조는 매우 우량하다"고 반박하자, MBK가 "부채의 규모가 아니라 부채 증가의 속도를 우려한다"고 재반박했다.

20일 MBK파트너스는 전날 최 회장 측이 "모든 수치를 악의적으로 왜곡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문을 언론 매체에 배포하고 "오히려 수치를 왜곡하고 있는 것은 최 회장 측"이라며 4가지 항목을 반박했다.

먼저 최 회장 측이 회계기준상 차입금에 포함되는 819억원 상당의 리스 부채를 제외해 차입금 규모를 줄였고, 사용이 제한된 현금성 자산 490억원을 포함해 순현금 수치를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최 회장 측은 순현금이 7989억원이고, 올해 12월 말에도 순 현금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이에 대해 “공시에서 이미 보고한 하반기 예정 추가 현금 지출은 집행을 안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해당 순 현금이 올 연말까지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4년 반만에 현금 1조8000억원이 증발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는 “우려하는 것은 부채의 규모가 아니라 부채 증가의 속도”라며 “단기간 내에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기업 재무 건전성 측면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고려아연의 누적당기순손실 현황. (자료제공=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고려아연의 누적당기순손실 현황. (자료제공=MBK파트너스)

‘투자사’에 대한 반박도 이어졌다.

최 회장 측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투자한 기업은 당기 순손실이 아닌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MBK파트너스는 “당사가 제출한 자료엔 L사와 H사의 당기순이익도 제외돼 있지 않으며, 해당 투자 건의 당기순이익은 2023년과 2024년 상반기 수치만 포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려하는 것은 투자 기업 당기순이익의 합산 규모가 아니라, 고려아연이 집행한 투자 38건 중 30건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결과를 초래한 고려아연의 의사결정 절차(거버넌스)의 심각한 결함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대비 손실액과 추정 손실액. (자료제공=MBK파트너스)
MBK파트너스가 제시한 고려아연의 원아시아파트너스 투자대비 손실액과 추정 손실액. (자료제공=MBK파트너스)

아울러 MBK파트너스가 제기한 이그니오홀딩스의 투자 의혹(매출액의 202배 거래)에 대해서 투자 실패를 호도하기 위해 트레이딩 부문 자산에 대한 숫자를 제외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MBK파트너스는 “이사회 보고 자료나 공시자료에는 이그니오홀딩스 외 고려아연에서 취득했다는 트레이딩 부문의 자산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며 “해당 부문 자산도 취득했다면 이사회에 정보를 제공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5820억원이라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면서 투자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 또한 최 회장 측이 이사회를 경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공시자료에도 각각의 자산이 구분돼 있어야 하며 이를 누락한 것은 불성실 공시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페달포인트는 캐터만 등 이그니오홀딩스 외에 다른 사업부 실적이 혼재돼 있다"며 "페달포인트의 매출액을 기반으로 투자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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