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0.03 08:30

[뉴스웍스=백종훈 기자] 금융당국이 자본건전성을 일정 수준 확보한 보험사들에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부담을 낮춰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의 배당 재원이 올해 3조원 넘게 늘어날 전망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자본건전성 조건을 충족하는 보험사에 한해 종전 보험회계 기준인 IFRS4 적용 시와 유사한 배당 가능 이익이 확보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에 맞게 해약환급금 준비급 적립 비율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새 보험업 감독규정의 개정을 연내 추진하고 이를 2024 사업연도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제도 시행이 본격화하면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 비율은 보험사들이 자본건전성을 충실히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현행 대비 80% 수준으로 낮아진다.
자본건전성은 지급여력비율(K-ICS, 이하 킥스)을 기준으로 한다. 킥스 보험사의 가용 자본(지급여력금액)을 요구 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으로 나눈 값으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을 의미한다.
금융위는 킥스 비율이 200% 이상인 보험사에 올해 우선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5년 동안 기준을 10%포인트 내려 킥스 비율이 150%인 보험사까지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이번 제도 시행을 통해 보험사들의 주주 배당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법인세 측면에서는 손금 인정액이 감소해 보험사들의 납부세액이 현행 대비 일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연말 보험사 실적을 토대로 제도 시행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보험사 전체 배당가능이익은 3조4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세 납부액은 9000억원 넘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방안은 기업가치 제고 즉 밸류업을 위한 주주 배당과 보험사들의 장기적인 자본건전성 관리, 당기순이익에 상응하는 납세라는 세 가지 정책적 목표 간 균형점을 모색한 결과"라며 "향후 제도를 섬세하게 운용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해, 새 보험회계 기준인 IFRS17을 시행하면서 보험계약자 보호를 위해 해약환급금의 사외유출을 방지하는 해약환급금 준비금 제도를 신설했다.
이 제도는 시가로 평가된 보험 부채가 해약환급금보다 적을 경우 그 차액(해약환급금 부족액)을 준비금으로 쌓도록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