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2.03 19:00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속 중국의 공급 과잉·저가 공습 등으로 부진 늪에 빠진 국내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연말 정기 인사에서 인적 쇄신에 나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업체들의 임원 인사 승진 규모가 전년 대비 크게 줄었다. 이와 함께 재무 출신 인재를 중용해 전면 배치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과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28일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 화학군 총 13명의 최고경영자(CEO) 중 10명을 신규 선임했다. 특히 롯데케미칼을 이끌었던 이훈기 사장을 1년 만에 교체, 미등기 임원 30%를 축소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이 6600억원에 달하면서 쇄신을 위한 초대형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달 27일 GS그룹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에너지·석유화학 분야 임원진을 대폭 교체했다. 또 올해 임원 승진을 1명으로 최소화했다. 부사장 승진이 3명이었던 지난해, 부사장 1명·전무 2명·상무 4명 등 7명이 승진한 2022년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GS 관계자는 "당분간 어려운 업황이 예상되는 사업 영역에 대해 선제적인 조직 재정비를 하는 등 위기 대응력을 높여 향후 경기 회복 시 인력과 조직을 확대할 준비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 유가 변동과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내실 다지기에 돌입한 GS칼텍스의 경우 조직 구조를 효율화하고 운영 최적화에 힘을 쏟는 등 효율적이고 단단한 조직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D현대오일뱅크는 총 6명이 임원으로 승진해 전년(5명)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2022년(10명)과 비교하면 승진 규모가 크게 줄었다. 아울러 지난달 14일 현장통으로 알려진 정임주 부사장과 함께 그룹 재무지원실장을 거친 송명준 사장을 HD현대오일뱅크 공동 대표로 내정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정유·석유화학 부문은 정제마진 축소와 석유화학 시장 악화로 힘든 한 해를 보냈지만, 새로운 경영진 선임으로 조직문화 혁신과 원가절감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등 다양한 경영개선 노력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의 정유·석유화학 중간 지주사 SK이노베이션도 지난 10월 SK E&S와의 합병을 앞두고 계열사인 SK에너지, SK지오센트릭,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등 계열사 3곳의 CEO를 교체한 바 있다.
같은 달 한화그룹 화학 계열사인 한화솔루션도 자회사를 포함해 임원 9명을 신규 선임 했다. 지난 7월에는 케미칼 부문과 여천NCC 수장을 교체했다. 케미칼 부문 대표에는 남정운 여천NCC 대표, 큐셀 부문 대표에는 홍정권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전략실장, 여천NCC 대표에는 김명헌 한화임팩트 PTA 사업부장이 내정됐다.
한화그룹은 "대내외적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예년 대비 한 달 빨리 인사를 결정했다"며 "선제적으로 내년도 경영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계획을 실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출근길 브리핑-12월 4일] 비상계엄령 6시간·美 HBM 대중 수출 통제·고려아연 1월 23일 주총·롯데케미칼 여수공장 가동 중단·제왕절개 출산비 무료·'리플' 돌풍
- 롯데의 위기? 韓 제조업의 위기…中 '덤핑 공세' 팔짱 낀 정부
- 롯데그룹, 홍콩계 사모펀드 어퍼니티에 롯데렌탈 1.6조 넘겼다
- 롯데케미칼, 2조 회사채 재무특약 조정…유동성 위기 해소
- GS칼텍스, 무탄소 스팀 도입…"연간 7만tCO2 탄소 감축"
- 위기의 K-석화, 계엄 여파에 지원책 '흔들'…골든타임 놓칠까
- 한파 이어간 K-석화…中 공급 과잉에 작년 4분기도 '침울'
- 롯데케미칼, 작년 영업손실 8948억…3년 연속 적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