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2.26 10:50
소비·기업심리 '최악'…"내년 예산 '속도전' 즉시 집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다음주 초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키로 했다.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내수 회복을 집중 지원하고, 전례없는 속도와 규모의 예산 신속집행을 위한 사업 발굴·시행하는 방안 등을 담을 예정이다.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차 경제금융상황 점검 TF 회의를 열어 이같은 방침을 밝혔다.
이날 회석자들은 "최근 우리 경제는 주요 업종 파업 종료로 생산·수출 차질이 완화되고 있으나 소비자심리지수가 미국 신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상황에 따른 불확실성 영향으로 하락해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며 "높은 경계의식을 갖고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민생 회복에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최근 소비심리는 얼어붙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한국은행이 지난 24일 발표한 '2024년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에 비해 12.3포인트 떨어졌다. 100보다 낮으면 소비심리가 '비관적'인 것을 의미한다.
6개월간 100을 상회하며 '낙관적'이었던 소비심리는 12월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 10월(-12.6포인트) 이후 최대폭 하락하면서 100을 크게 하회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인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CSI가 일제히 하락했다.

기업심리도 최악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2025년 1월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했다.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년 10개월 연속 하회했다. 이는 1975년 1월 조사가 시작된 이래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 기록이다.
특히 1월 BSI 전망치(84.6)는 전월(97.3) 대비 12.7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코로나19가 본격화됐던 2020년 4월(-25.1포인트) 이후 4년 9개월 만의 가장 많이 떨어진 수준이다.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이같은 경기 침체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김 차관은 "정부예산과 함께 공공기관 투자·정책금융 등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내수 회복을 집중 지원하겠다"며 "11조6000억원 규모의 회계연도 개시전 배정이 완료된 사업은 지출원인행위 등 필요한 사전 절차를 신속 시행해 연초부터 즉시 집행되도록 추진하고, 전례없는 속도와 규모의 예산 신속집행을 위한 주요 민생사업 발굴·시행에 모든 부처가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같은 정책과제를 조속히 구체화해 다음주 초 2025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3일 '2025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소비·관광·건설 등 내수 부문별 정책처방을 통해 소상공인, 근로자, 지방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며 "청년, 중고령층, 소상공인, 취약근로자 등 취약계층별로 꼭 필요로 하는 지원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먹거리·주거 등 핵심 생계비 부담을 경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례 없는 속도와 규모의 '예산집행 속도전'으로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겠다"며 "정부 예산과 함께 공공기관 투자, 정책금융 등 공공부문의 가용자원도 총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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