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4.12.27 09:34

"당국 개입·국민연금 추세 못 바꿔…달러 약세 전환 유일 해결책"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막혀 계엄을 해제한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 개장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막혀 계엄을 해제한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 개장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웃도는 등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는 1500원대까지 오를 수 있다는 증권가의 전망이 나왔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7원 오른 1467.5원에 개장하며 상승 출발했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도 주간 거래 기준 전장 대비 8.4원 뛴 1464.8원에 마감했다. 이는 금융위기였던 2009년 3월 13일 이후 주간 거래 종가 기준 최고치다.

이는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더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금리 인하에 대해 속도 조절을 시사한 점이 달러 강세를 부추겼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원·달러 환율은 미국 예외주의, 트럼프 집권 2기 무역분쟁 심화로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환율이 안정되지 않는다면 내년 1500원대 환율도 열어둘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연구원은 "국내의 경우 대통령 탄핵 여파로 한국 12월 소비심리가 88.4p로 전월보다 하락하고, 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급락한 가운데 정치 불확실성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불거지며 원화 가치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외적으로는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줄면서 한·미 금리 역전 폭 확대 우려도 원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환당국의 개입과 국민연금의 환 헤지 경계감이 원·달러 환율 상단을 일부 제어하고 있다"면서도 "시장 안정화 조치는 환율의 추세를 바꿀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전 연구원은 "한국의 대외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트럼프 집권 2기를 앞두고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압박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인 만큼 외환당국의 환율 개입 부담도 커질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국민연금도 외환당국과 외환 스와프 거래 한도를 500억달러에서 650억달러로 늘리고 계약 기한을 내년 말로 1년 연장하며 외환시장 안정에 일부 기여하겠지만,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미 달러화가 약세로 전환되는 수밖에 없다고 봤다. 

그는 "미 달러는 고용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는 시점부터 완만한 속도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며 "내년 환율 경로는 상고하저의 움직임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하나, 원화의 대내외 취약성과 미국 예외주의 지속, 무역분쟁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시점은 다소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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