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4.12.30 18:43

10대 중 8대는 현대차·기아…'그랜드스타렉스' 최다
결함에서는 '제동장치' 가장 많아…'전기장치' 뒤이어

2024년 월별 리콜현황. (출처=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2024년 월별 리콜현황. (출처=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올해 국내 자동차 리콜 규모가 514만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특히 리콜된 차량 10대 중 8대가 현대자동차와 기아 차량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올해 1~12월 국토교통부가 실시한 자동차 리콜은 총 1684개 차종, 514만2988대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81개 차종, 169만1870대)보다 차종 수는 71.7%, 차량 대수는 204.0% 증가한 수치다. 이번 리콜 규모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한 2003년 이후 최대 기록으로, 이전 최다 기록이었던 2022년(1230개 차종, 324만7296대)을 크게 넘어섰다. 

올해 국산차 리콜 대수는 208종, 426만3821대로 전체의 약 83%를 차지했다. 수입차는 1476종, 87만9167대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국산차는 ▲1월 10만7077대 ▲2월 2만9대 ▲3월 29만1114대 ▲4월 6만8018대 ▲5월 31만9513대 ▲6월 39만6641대 ▲7월 69만7178대 ▲8월 9만6235대 ▲9월 92만4109대 ▲10월 78만2765대 ▲11월 2만6770대 ▲12월 53만4392대로 9월이 가장 많았다. 수입차의 경우 8월에 28만2156대로 최다를 기록했다. 

2024년 제작사별 리콜현황. (출처=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2024년 제작사별 리콜현황. (출처=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현대차그룹의 현대차가 245만6959대, 기아가 161만7725대로 가장 많았다. 이들의 리콜 차량은 407만4684대로, 전체의 79.2%를 차지했다. 이어 르노코리아(13만3760대), 한국지엠(4만1863대), KG모빌리티(4805대) 뒤를 이었다. 

수입차 중에서는 BMW코리아(35만8212대)가 가장 많았고, 테슬라코리아(21만136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11만5933대),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4만4350대), 폭스바겐그룹코리아(2만2714대) 순으로 많았다.  

리콜 대수가 가장 많은 차종은 현대차 '그랜드스타렉스(TQ)'로 37만9700대에 달했다. 이어 ▲현대차 그랜저(HG) 34만8651대 ▲기아 K5(TF) 28만4963대 ▲현대차 쏘나타(YF) 27만847대 ▲현대차 싼타페(DM) 20만3793대가 상위 5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차 그랜드스타렉스를 비롯해 4개 차종 11만7569대를 지난 10월 25일부터 리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출처=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는 현대차 그랜드스타렉스를 비롯해 4개 차종 11만7569대를 지난 10월 25일부터 리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출처=국토교통부) 

국토부는 지난 10월 그랜드스타렉스(2006~2014년식)에 대해 전자제어 유압장치(HECU)의 내구성 부족으로 이물질 유입과 합선을 유발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돼 6만1562대의 리콜을 실시했다. 해당 차량은 올해 냉각수 호스 설계 오류와 엔진 내 부품 체결부 내구성 부족으로 세 차례 리콜이 이뤄졌다. 

수입차 중에서는 테슬라의 '모델Y'가 11만1273대로 가장 많았다. 모델Y(2020~2024년식)는 지난 8월 후드 소프트웨어 오류로 주행 중 후드 열림을 감지 못하고, 이에 따라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안전에 지장을 줄 가능성이 제기돼 4만478대가 리콜 결정을 받았다.

2024년 장치별 리콜현황. (출처=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2024년 장치별 리콜현황. (출처=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

리콜 원인 중 국산차에서는 제동장치 결함이 196만6953대로 가장 많았고, 전기장치(113만474대), 동력발생장치(42만8603대)가 뒤를 이었다. 수입차에서도 제동장치(16만3576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 5년간 국내 리콜 현황을 분석한 결과, 리콜 규모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9년 200만대 수준이던 리콜 차량 수는 2022년 약 324만대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뒤, 지난해 169만대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최고치를 경신했다.

당시 최다 차종은 ▲2019년 현대차 포터2(HR) 원동기 ▲2020년 현대차 아반떼(HD) ▲2021년 기아 카니발(YP) ▲2022년 기아 쏘렌토(UM/UM PE) ▲2023년 기아 카니발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5년간 자동차 전장화와 전동화로 전기장치 관련 결함이 급증한 것이 주목됐다. 전기장치 결함 차량은 2019년 8만5214대에서 올해 120만2928대로 1311.7%나 증가했다.

올해 3월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16만9932대에서 통합충전 제어장치(ICCU) 소프트웨어 오류가 발견돼 자발적 리콜을 진행했다. ICCU는 배터리 충전과 전력 제어를 담당하는 핵심 부품으로, 오류 발생 시 주행 중 시동 꺼짐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달에도 현대차 5개 차종 11만9774대와 기아 EV6 5만8608대에서 같은 오류로 리콜이 진행됐다.

전문가들은 리콜을 단순히 부정적으로 인식하기보다는 성능 개선을 위한 제조사의 책임 있는 조치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는 "리콜은 차량 성능 개선과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로, 리콜이 많다고 해서 처음부터 문제가 있는 차량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며 "리콜 사유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각한 리콜, 예를 들어 화재로 인해 하드웨어(부품)를 교체해야 하는 안전 문제와 관련된 리콜은 따져볼 필요가 있지만, 그 외의 리콜은 성능 개선이나 서비스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며 "리콜을 무조건 비판하면 제조사가 문제를 숨기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에게 완전한 만족을 주는 것이 최고의 전략과 전술"이라며 품질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방침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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