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23 09:23
경제심리 위축으로 소비 회복세 둔화…건설경기 부진 심화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작년 4분기 성장률이 0.1%에 그쳤다. 12·3 비상계엄 여파로 최초 전망치(0.5%)를 크게 미달했다. 이에 연간 성장률도 2.2%가 아닌 2.0%에 그쳤다.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 당시 한국은행 조사국은 '4분기 성장률이 0.2%나 이를 소폭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 연간 성장률도 2.0~2.1%를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 낮아진 경기판단에서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0~12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1% 증가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1.2% 늘었다.
2024년에는 1분기 1.3% 깜짝 성장한 뒤 2분기(-0.2%) 여섯 분기 만에 역성장했다. 이후 3분기(0.1%), 4분기(0.1%)는 0%대에 그치면서 연간 성장률은 2.0%를 기록하게 됐다.
1분기 성장률 발표 이후 국내외 기관은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2.1~2.2%에서 2.5~2.6%까지 올렸으나, 이후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2.2% 수준으로 낮아졌고, 12월 비상계엄 여파로 최종적으로는 2.0%에 그치게 됐다.
작년 연간 실질 GDP를 지출항목별 보면 민간소비 증가폭이 축소되고 건설투자는 감소 전환했으나 정부소비, 설비투자, 수출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은 증가폭이 축소되고 건설업은 감소 전환했으나 제조업은 증가폭이 확대됐다.
실질 GDI 증가율(3.9%)은 교역조건이 전년 대비 개선됨에 따라 실질GDP 성장률(2.0%)을 상회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관련 브리핑에서 "지난해 우리 경제는 민간소비와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나 IT 수요 확대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폭이 확대되면서 2023년(1.4%)보다 높은 2.0%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수 기여도는 민간소비 및 건설투자를 중심으로 전년도 1.4%포인트에서 0.2%포인트로 축소됐으나, 순수출은 수출은 중심으로 0.0%포인트에서 1.8%포인트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성장률 2.0%'의 반올림 여부에 대해서는 "2.04%로 나왔다"며 "4분기 성장률을 11월 전망할 때 0.5%로 봤는데 실적치는 0.11%로, 11월 전망과 비교하면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쪽에서 전망치와 차이가 많이 났다. 수출은 증가율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고 비슷한 흐름을 보였는데 민간소비와 건설투자 실적치가 많이 낮았다"고 말했다.

작년 4분기 GDP를 지출 분야별로 살펴보면 소비와 수출, 설비투자가 증가한 가운데 건설투자가 크게 감소했다.
우선 민간소비는 의류 및 신발 등 준내구재와 의료, 교육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2분기째 늘었다. 정부소비는 사회보장현물수혜를 중심으로 0.5% 늘었다. 6분기째 증가 중이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0.3% 늘었고, 수입은 자동차, 원유 등이 줄어 0.1% 감소했다. 수출은 한 분기 만에 반등했고, 수입은 3분기 만에 감소 전환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제조용장비 등 기계류를 중심으로 1.6% 증가했다. 2분기 연속 늘었다. 반면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2% 감소했다. 건설투자는 3분기째 줄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농림어업은 재배업 등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9% 감소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 조절 공급업 등을 중심으로 2.9% 줄었다. 건설업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3.5% 감소했다.
반면 제조업은 금속가공제품 등이 줄었으나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등이 늘어 0.1% 증가했다. 서비스업은 도매 및 숙박음식점업 등이 줄었으나 금융 및 보험업, 의료,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등이 늘어 0.3% 증가했다.
이외 4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0.6% 증가해 실질 GDP 성장률(0.1%)을 상회했다.
신 국장은 "4분기 우리 경제는 수출이 플러스 반등했으나 내수 회복흐름이 약화되면서 전기 대비 0.1% 성장했다"며 "내수의 경우 정치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심리 악화 등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둔화된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장기여도를 보면 순수출 성장기여도가 전분기 -0.8포인트에서 4분기 0.1%포인트로 플러스 전환했지만, 내수는 0.8%에서 0.0%로 크게 축소됐다"고 덧붙였다.
기존 전망(0.5%)를 크게 미달한 데 대해서는 "12월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경제심리가 많이위축됐고, 민간소비에 영향을 준 것 같다"며 "건설투자는 건설수주나 착공이 좋지 않았던 영향이 지속된 가운데 12월 신규 분양이나 이런 실적이 안 좋게 나왔다. 건설경기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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