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1.29 16:00
데이터 한 달 10GB는 부족…소통은 인스타그램, 정보는 유튜브로 얻어
기성세대인 부모는 10대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어른들의 걱정보다 자립적이고 경제 개념도 확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본인 스스로 용돈을 관리하고 부족한 금액은 아르바이트하면서 스스로 해결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우리은행은 국내 만 14~18세 청소년, 3728명을 설문조사해 이와 같은 청소년 일상생활을 담은 틴즈 다이어리를 발간했다.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예전에는 전화번호를 주고받는 것이 당연했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SNS 계정 교환이 더 자연스럽다. 이는 전화보다 텍스트 기반의 소통을 선호하는 경향에서 나온 변화다. 소통을 위한 앱 이용도 상황에 따라 달랐다. 부모님과 대화는 카톡으로, 실제 친구들과는 인스타그램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6명은 갤럭시…충성도는 아이폰 우세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청소년은 갤럭시 사용자가 많았다.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 브랜드를 살펴본 결과 삼성은 60.8%, 애플은 38%를 기록했다.
다만, 사용 이유를 물어보니 갤럭시 사용자는 부모님이 일방적으로 사주거나, 삼성페이를 쓰기 위해서란 응답이 많았다. 반면 아이폰 사용자는 주변 친구들이 쓰거나 최근 유행 때문이란 답이 돌아왔다.
결국 편의성에서 갤럭시는 쓰고 있지만, 선택권이 있다면 아이폰을 쓰고 싶은 청소년의 속내를 엿볼 수 있었다.
애플에 대한 선호도는 성별과 학년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여학생(52.2%)이 남학생(47.7%)보다, 중학생(53%)이 고등학생(49.3%)보다 애플을 더 선호했다.
사고 싶은 스마트폰 브랜드는 삼성과 애플이 비슷한 비율을 보였지만, 브랜드 충성도는 애플이 더 견고했다.
삼성 갤럭시 사용자 중 같은 브랜드를 사용하겠다는 대답은 74.9%인 반면 애플 사용자는 91%가 계속 아이폰을 쓰고 싶다고 답했다.

◆소통은 앱으로…콘텐츠 이용도 상황마다 다르게
기성세대가 봤을 때 SNS는 다 같아 보이지만 청소년에게는 사용 용도가 각기 달랐다.
일단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상황에서 연락처를 주고받을 때 SNS 계정을 공유한다는 응답이 70.3%로 집계됐다. 주고받는 SNS 계정으로는 인스타그램이 97.5%로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어른들에게 일반적인 카카오톡 교환은 15.8%로 저조했다.
이 때문에 카톡은 부모님과 소통하는 채널로 전락했다. 청소년 10명 중 9명은 부모님과 카톡으로 대화한다고 응답했다.
실제 친구들과 소통할 때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인터넷상에서의 친구와 소통할 때는 X(트위터)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는 각 플랫폼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X(트위터)는 익명성이 강해 관심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기에 적합한 플랫폼이지만 인스타그램은 피드와 스토리를 통해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소통하는 데 적합하다는 점이 청소년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인스타그램은 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어 청소년 이용 시간이 높은 만큼 자연스럽게 활용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콘텐츠를 보기 위해 가장 많이 쓰는 앱은 유튜브다. 유튜브에서 주로 취미나 학업과 관련된 유익한 정보는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틱톡에서 재미있거나 화제성이 있는 콘텐츠를 즐겨보는 경향이 뚜렷했다. 이처럼 청소년은 각 플랫폼의 특성과 강점을 활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있다.
즉, 유튜브로 정보를 얻고, 틱톡으로 가볍게 웃고, 인스타그램으로 소통하는 청소년만의 디지털 루틴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은 항상 데이터가 부족하다
온라인 세계와 현실 세계가 밀접한 청소년에게 데이터 요금제는 사실상 생활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청소년이 쓰는 요금제 데이터는 5GB~10GB가 28.1%로 가장 많았다. 데이터 소진 기간은 각기 달랐지만 약 70% 청소년은 현재 이용하는 데이터 요금제로는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게 되면 속도 제한 상태로 사용한다는 비율이 48.2%로 가장 높았다. 부모님이나 친구에게 데이터 테더링, 선물하기를 요청한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즉, 데이터를 모두 소진하면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보다 와이파이 환경에서만 데이터를 사용하거나 데이터 미사용 앱만 골라서 사용하면서 다음 달을 기다리는 게 요즘 청소년의 일상이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이 인터넷 세상에만 갇혀 있지 않다.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때는 동네 번화가를 찾는다. 평균 6.1명이 모여 2만9000원 정도 지출한다. 다음으로 집 근처, 학원·학교 순으로 각각 평균 4.5명, 7.6명이 모이고 지출도 1만7000원, 1만5000원을 쓴다고 답했다.
흥미로운 점은 주변 핫플레이스를 방문할 경우 방문 빈도는 제일 낮았지만 한 번 방문할 때 평균 3만2000원을 지출했다. 집이나 학원 근처에서는 2만원 내로 소소하게, 번화가나 핫플레이스에서는 3만원 이상 조금 더 여유 있게 소비하는 경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