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25.02.01 18:3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공식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공식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중국·캐나다·멕시코를 첫 번째 '관세 전쟁' 대상국으로 지목하며 고율의 관세 부과를 시작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의 관세를,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따르면 2022년 미국 수입 기준으로 중국은 5063억달러(전체의 14.6%)로 1위 수입국이다. 이어 멕시코 4548억달러, 캐나다 4366억달러 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펜타닐(마약성 진통제)'을 미국에 간접 수출하면서 매년 수십만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며 관세 부과의 명분을 정당화했다. 미국 접경국인 멕시코와 캐나다가 중국산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가능케 하는 통로로 작용한다며 3국을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그는 관세 전쟁이 전 세계 금융시장과 수출시장의 대혼란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 "시장 반응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다만 관세부과로 미국에 손해가 되는 부분은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캐나다에 부과하는 관세 중에 원유 품목은 관세를 10%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이 원유의 약 60%를 캐나다에서 수입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중순부터 다른 나라로 관세 전쟁을 확대할 방침이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주요 매체에 따르면 반도체와 의약품, 철강, 알루미늄, 구리, 원유, 가스 등의 품목에도 조만간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 예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수입품에도 관세 부과를 강조하며 "EU는 우리를 너무 끔찍하게 대했다"고 EU에게 혜택을 주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

쥐스탱 트뤼도(오른쪽) 캐나다 총리. (출처=쥐스탱 트뤼도 페이스북)
쥐스탱 트뤼도(오른쪽) 캐나다 총리. (출처=쥐스탱 트뤼도 페이스북)

미국에서는 관세 전쟁의 후폭풍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택스파운데이션의 에리카 요크는 중국·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가 미국의 생산을 0.4% 감소시키고 올해 미국 가구당 평균 830달러 이상의 추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며 부정적 효과가 두드러진다고 주장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도 최근 보고서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하면 앞으로 4년 동안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2000억달러(약 292조원)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기간 캐나다는 1000억달러 규모의 GDP 손실을, 멕시코는 더 많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 "만약 미국이 앞으로 간다면 캐나다는 강력하고 즉각적인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똑같이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미국 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우리는 플랜A, 플랜B, 플랜C를 가지고 있다"며 "우리가 항상 우리 존엄과 주권을 수호하고 동등하게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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