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2.06 14:59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 제품. (사진제공=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의 가나초콜릿 제품. (사진제공=롯데웰푸드)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식품업체들이 탄핵정국에 제품 가격을 줄줄이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주요 식품업체 대표들을 만나 가격 인상 자제를 거듭 당부했던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최근의 가격 인상 흐름에 침묵하고 있다. 향후 가격 인상이 지속된다면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된다.

6일 롯데웰푸드는 일부 제품 가격을 2월 17일부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에 재차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인상 제품은 건과와 빙과 등 총 26종이며, 평균 인상률은 9.5%다. 건과 주요 제품은 ▲가나마일드 70g(2800원→3400원) ▲크런키 34g(1400원→1700원) ▲초코 빼빼로 54g(1800원→2000원) ▲몽쉘 오리지널 12입(6600원→7000원) ▲롯샌 파인애플 315g(4800원→5000원) ▲빠다코코낫 300g(4800원→5000원) ▲마가렛트 오리지널 660g(1만3200원→1만3500원) 등이다. 빙과 주요 제품은 ▲월드콘(1200원→1400원) ▲설레임(1200원→1400원)이다.

롯데웰푸드는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로 코코아 시세를 들었다. 코코아 국제시세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비용부담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유지, 원유 등 각종 원재료비와 물류비, 인건비, 전기료 등 가공비 상승이 이어지며 원가부담을 감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롯데웰푸드는 환율 상승도 거론했다. 원재료 다수를 수입에 의존하면서 환율 상승에 따른 원재료 부담이 커졌다는 주장이다. 롯데웰푸드 측은 "코코아와 유지류 등의 원재료비를 비롯해 인건비와 가공비용이 오른 상황에서 고환율도 겹쳤다"며 "원재료 부담이 높은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전혔다.

한편에서는 롯데웰푸드 외에도 다수 식음료업체가 탄핵정국 시기에 가격 인상을 단행, 정부의 컨트롤타워 부재를 노리고 들어갔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식음료 가격이 8% 안팎으로 오른 바 있다.

최근 가격 인상을 단행한 주요 식품업체는 오뚜기, 오리온, 해태, 동서식품, 농심, 동아오츠카, 대상 등이다. 최대 20% 수준까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외식업체들도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커피빈 등 국내 주요 커피 브랜드는 200~400원씩 가격을 올렸고, 버거킹 등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는 100~300원씩 가격 인상에 나섰다. 이밖에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에뛰드는 단색 섀도 가격을 500원 인상, 화장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외식 기업들의 잇따른 가격 인상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가구 소득은 변함이 없음에도 가격은 무더기 인상되는 나쁜 인플레이션"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가격 인상에 사실상 손을 놓은 상태라 당분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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