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3.08 13: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 페이스북)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첫 번째 '암호화폐 정상회담(크립토 서밋)'을 개최했다. 

이번 회담에는 마이클 세일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CEO,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CEO 등 업계 유명 인사들이 참석했다.

트럼프는 회담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유지해 온 강경한 암호화폐 규제 정책을 철회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연방 관료주의 암호화폐와의 전쟁을 끝내겠다"며 "정부는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트럼프는 전날 서명한 행정명령을 재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 비축을 창설하고 이를 '디지털 포트 녹스'라고 부르겠다며, 이번 조치는 미국이 디지털 자산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략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새로운 비트코인 구매 계획은 없으며 기존 압수된 비트코인만 보관할 것이라는 점이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가 꺾였다.

이어 회담에서는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 리플과 같은 다른 암호화폐를 포함하는 별도의 '디지털 자산 비축'을 조성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또한 정부가 직접 가상자산을 구매하지 않고 기존 압수 자산만 보유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기대했던 것과 다른 결과가 나오자 투자자 실망감은 즉각 시장에 반영됐다. 글로벌코인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20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21% 하락한 8만56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에서도 24시간 전 대비 4.78% 내린 1억2783만원을 기록 중이다.

오후 12시 42분 기준 가상자산의 가격. (출처=코인마켓)
오후 12시 42분 기준 가상자산의 가격. (출처=코인마켓)

같은 시간(오후 12시 20분 기준) 알트코인들도 나란히 내림세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24시간 전보다 1.36% 내린 213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전날 시총 4위였던 테더는 하루 전보다 0.07% 상승한 0.99달러에 거래돼 시총 3위로 올라섰다. 한편 리플은 24시간 전 대비 6.03% 하락한 2.33달러에 거래돼 시총 4위로 밀려났다. 

시총 5위 BNB는 전날 대비 0.31% 하락한 593.22달러에 거래 중이고, 시총 6위 솔라나는 하루 전보다 1.77% 내린 138.69달러에 거래 중이다. 시총 9위였던 도지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75% 하락한 0.19달러에 거래돼 8위를 탈환했다. 반면 카르다노는 하루 전 대비 4.63% 하락한 0.81을 기록하면서 시총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암호화폐 정책이 공공의 이익보다 산업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이 투자자 보호보다 산업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우려했다.

라리사 야로바야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 금융학 부교수는 "이번 정책은 금융 조작, 부당 행위 및 시장 거품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며 정부가 시장 개입 없이 규제를 완화할 경우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개인 투자자들이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가상자산 혁신에서 뒤처질 수 없다"며 정부가 산업 성장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시장 안정화 대책이 부족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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