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3.10 14:16

영풍 "법원 의결권 제한 부당 판단 따라 되돌려야"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은 명백한 주주권 남용"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지난 1월 23일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사진제공=고려아연)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의 호주 계열사 선메탈(SMC)이 취득한 영풍 주식을 즉각 원상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0일 영풍·MBK는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고려아연이 유한회사인 손자회사 선메탈코퍼레이션(SMC)을 이용해 고려아연 1대 주주 영풍의 지분 25.4%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제한한 건 부당하다고 판단한 만큼 이를 원상태로 되돌려야 한다고 밝혔다.

영풍·MBK 측은 "적자전환 상태의 SMC가 시설 보수에 활용해야 하는 대규모 자금을 본업과 무관한 영풍 주식 취득을 위해 희생할 하등의 이유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SMC가 영풍 주식을 매입하는 데 사용한 575억원은 SMC의 지난 5개년(2019~2023년) 평균 연간 자본지출(CapEx) 1068억원의 약 54%에 해당하는 대규모 투자다.

영풍·MBK 관계자는 "최 회장 측은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이 자발적 결정이었고, 최씨 일가로부터 종가 대비 약 30% 할인된 가격에 매입해 이익을 본 합리적인 투자라고 주장한다"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또한 "SMC의 영풍 주식 취득은 ▲원아시아파트너스 '묻지마 투자' ▲자본잠식 상태의 이그니오 홀딩스 투자 ▲자기주식 공개매수를 위한 2조 원 차입 ▲개인 지배권 방어를 위한 수백억 원대 지급수수료와 함께 최 회장의 대표적인 고려아연 자산 사적 유용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 1월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박기덕 고려아연 사장이 지난 1월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향후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현준 기자)

한편, 고려아연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영풍·MBK가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기도 전 또다시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면서 "명백한 주주권 남용"이라고 밝혔다. 

앞서 MBK는 "정기주주총회 후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할 수 있고, 주주총회마다 최 회장 측보다 많은 수의 이사를 선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고려아연은 "이들의 계획대로라면 고려아연 이사회는 수십명이 돼 기형적으로 비대해진다"면서 "회사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논의의 장이 아니라 적대적 M&A를 위한 소모적인 갈등만 있는 이사회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수주주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인 집중투표제의 본질과 취지를 무시하고 오로지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의 도구로 보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면서 "법과 제도의 취지에는 관심이 없고 이를 어떻게 활용하면 적대적 M&A에 도움이 되는지만을 따지는 꾼들의 모습 이상 이하도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MBK·영풍은 이사회 반수 이상 확보가 기정사실로 굳어졌다고 자신하고 있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지난해 9월부터 지금까지 그래왔듯 고려아연은 저들의 적대적 M&A를 막을 충분한 힘과 지혜가 있다"며 "모든 구성원이 똘똘 뭉쳐 사모펀드 MBK로부터 고려아연을 지켜내고, 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 등 핵심기술과 인재들의 유출을 반드시 막아낼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차전지 소재와 자원순환, 신재생에너지 등 고려아연의 미래 성장 동력의 역할을 할 '트로이카 드라이브'에 대한 투자와 성공을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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