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3.25 13:24

자금조달 의문…주총서 유증 여부·배당 확대 질의 예상
양사 간 마일리지 1대 1 통합 현실성 낮아…통합안 주목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한항공-보잉-GE 3사 협력 강화를 위한 서명식’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세 번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 경영자(왼쪽에서 네 번째),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최고 경영자(왼쪽에서 첫 번째) 등 양국 정부 및 기업 대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대한항공-보잉-GE 3사 협력 강화를 위한 서명식’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 세 번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왼쪽에서 세 번째), 켈리 오트버그 보잉 최고 경영자(왼쪽에서 네 번째),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최고 경영자(왼쪽에서 첫 번째) 등 양국 정부 및 기업 대표 관계자들이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대한항공이 최근 327억달러(약 48조원) 규모의 보잉 항공기 50대와 GE 에어로스페이스 엔진 8대 구매 계약을 발표하면서, 자금 조달 방안과 유상증자(유증) 가능성을 둘러싼 주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는 26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유증 여부와 배당 정책, 마일리지 통합안 등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26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제6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사외이사 신규 선임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 총 4개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마일리지 통합'이다. 대한항공이 오는 6월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을 보고해야 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신규 CI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CI(기업 이미지)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스카이패스(대한항공)와 아시아나클럽은 민감한 문제"라며 "조만간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의 가치가 더 높게 평가되는 만큼, 단순 1대 1 통합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유증이다. 주총을 앞두고 일부 주주들은 항공기 대규모 도입 발표 이후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이 제시되지 않자, 유증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대한항공이 2021년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약 3조원 규모의 유증을 단행했던 전례도 이 같은 우려에 힘을 싣는다.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배당 등 주주환원 정책이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대한항공은 올해 보통주 1주당 750원, 우선주 800원의 배당을 공시했다. 이는 2022년과 동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33.3% 증가한 1조2225억 원에 달했음에도 배당성향은 오히려 30.2%에서 22.6%로 낮아졌다. 시가배당률(3.2%)이 유가증권시장 평균(2.72%)을 상회하긴 하나, 실적에 비해 배당금이 낮다는 점에서 주주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네이버 증권 종목토론실에는 "주총장에서 유증 계획을 꼭 묻겠다", "어떻게 자금을 충당할 것인지 설명이 없다", "주주환원 관련 안건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이사 보수 한도도 기존 90억원에서 120억원으로 확대될 예정이어서, 지배주주인 조원태 회장의 연봉 인상 가능성과 관련한 주주들의 질의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유증 가능성을 일축하고, 이번 투자가 단기간이 아닌 10년 이상에 걸친 장기 계획으로, 자금 조달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내외 경영환경의 변동성이 큰 가운데 신규 항공기 도입과 운북 엔진정비공장 건립 등 투자 활동에 필요한 유동성 확보,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현 수준의 배당금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부터 3년간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내에서 배당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 통합 항공사 출범 이후 주주환원 여력이 생기면 확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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