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4.22 22:35
미국발 관세전쟁 여파…석 달 만에 반토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0%로 제시했다. 석 달 만에 무려 1.0%포인트나 낮췄다. 한국은행·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 1.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2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4월 세계경제전망을 발표했다. 이번 전망에서는 최근의 높은 정책 불확실성을 고려해 기존의 단일 전망 대신 전망 기준일에 따른 '기준 전망'과 '보완 전망'을 함께 제시하는 새로운 방식을 사용했다.
먼저 4월 4일을 기준점으로 한 기준 전망에서는 무역긴장 등 글로벌 불확실성을 반영해 대부분 국가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하면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 대비 0.5%포인트 낮춘 2.8%로 내다봤다.
보완 전망에서는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4월 2일 이전 기준으로 미국의 2~3월 무역정책, 높은 유가 전망으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의 성장률이 대폭 둔화됨에 따라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기존보다 0.1%포인트 낮춘 3.2%로 전망했다.
4월 9일 이후 기준으로는 올해는 상호관세 90일 유예의 효과가 미국과 중국의 성장률 하락으로 상쇄돼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고, 내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손실이 다른 국가의 이득을 넘어섬에 따라 기준 전망(3.0%) 보다 소폭 낮은 2.9%를 달성할 것으로 봤다.
국가별·지역별 성장률은 기준 전망만 제시했다. 선진국 그룹의 2025년 성장률은 1월 전망 대비 0.5%포인트 하향된 1.4%로 예측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1.8%)은 정책 불확실성, 무역 긴장, 소비 회복 지연 등으로 올해 성장률이 1월보다 0.9%포인트 대폭 하향 조정됐다.
영국(1.1%), 독일(0.0%), 프랑스(0.6%) 등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일본(0.6%)의 성장률도 낮췄다. 영국과 일본은 0.5%포인트, 독일은 0.3%포인트, 프랑스는 0.2%포인트 각각 하향됐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1.0%로 1월 대비 반토막이 됐다. 한국 성장률은 구체적인 평가 없이 부록에 수치만 제시했으나, 미국발 관세 전쟁이 성장률 하향 조정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외 신흥개도국 그룹의 올해 성장률은 3.7%로 1월 전망 대비 0.5%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중국은 예상보다 견조한 작년 4분기 실적 및 재정확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관세 조치의 부정적 영향으로 올해와 내년 모두 4.0% 성장이 예상된다. 1월 대비 올해는 0.6%포인트, 내년은 0.5%포인트 각각 하향됐다.
멕시코의 경우 올해 0.3% 역성장이 예상된다. 작년 말 이후 부진한 경제활동과 더불어 미국의 관세 부과, 지정학적 긴장, 긴축적 금융환경으로 지난 전망 대비 1.7%포인트 대폭 하향됐다.
IMF는 "세계경제의 리스크가 하방 요인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하며 무역갈등 등 정책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소비·투자 위축, 고금리 및 높은 부채수준으로 인한 재정·통화 정책 여력 부족, 주가 및 시장가격 재조정 가능성 등 금융·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 등을 위험 요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미국 관세 조치 인하와 상호 협상 등이 진전될 경우 세계경제의 상방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예측가능한 무역환경 조성을 위해 무분별한 산업 보조금을 지양하고 지역·다자간 무역협정 확대를 통한 무역 분절화 방지 노력이 필요하다"며 "금융시장 안정과 기대 인플레이션간의 균형을 유지하는 신중한 통화정책과 건전한 재정운용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자본 변동성 확대에 대응해 국가별 금융·외환시장 성숙도에 맞는 적절한 개입 및 건전성 조치를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이외에도 중기 성장잠재력 회복을 위한 여성·고령층 노동 참여 제고와 인공지능(AI)·디지털 기술 투자확대, 규제 정비 등의 노력을 촉구했다.
관련기사
- [전문] 한은 "올해 성장률 1.5% 하회할 듯…불확실성 높아"
- S&P, 韓 국가신용등급 'AA' 유지…올해 성장률 1.2% 전망
- AMRO "韓 올해 1.6% 성장…물가상승률 1.9% 예상"
- ADB "올해 韓 1.5% 성장"…넉 달만에 0.5%p↓
- 4월 소비심리 상승했지만…5개월째 '비관적'
- 은행권 AI 경쟁력 높인다…글로벌 기업 교류부터 해외 진출 가속
- 1분기 韓 성장률 -0.2%…3분기 만에 '역성장'
- 1분기 경기 후퇴에 '연간 1%대 성장' 위태…불황 오나
- 낮아지는 잠재성장률…KDI "2040년대 0% 내외"
- 성장률 전망 '0%대' 추락 중…한은 기준금리 5월 인하 '유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