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5.04.23 09:28

비상계엄 여파 여전…'집값 오른다' 전망 강해져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이번달 소비심리가 소폭 반등했지만 '비관적'인 상태를 이어갔다. 국민의 소비심리는 12·3 비상계엄 이후 계속 '비관적'이다.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5년 4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4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한 달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으나, 상승폭은 미미했다.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2024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소비심리는 5개월 연속 '비관적'이다. 작년 6월부터 100을 상회하면서 낙관적인 상태를 유지했으나 비상계엄 선포로 12월(88.2) 급락한 뒤 100을 밑돌고 있다.

4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소비지출전망, 향후경기전망CSI는 오르고 현재경기판단CSI는 내렸다. 그 외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CSI는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87, 생활형편전망CSI는 92, 가계수입전망CSI는 96으로 모두 전월과 동일했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5로 1포인트 상승했다.

현재경기판단CSI는 52로 3포인트 떨어진 반면 향후경기전망CSI는 73으로 3포인트 올랐다. 취업기회전망CSI은 76로 4포인트 상승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7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 17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한국은행 유튜브)

금리수준전망CSI는 96로 4포인트 올랐다. 6개월 후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했으나 그 수준은 약화됐다.

한은은 지난 1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연 2.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한은은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1분기 경기 부진 및 글로벌 통상여건 악화로 성장의 하방위험이 확대됐지만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동결에도 불구하고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내비쳤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경기 하방압력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날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1.0%로 제시했다. 1월 전망(2.0%) 대비 반토막이 났다. 한은도 5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을 낮출 예정이다. 한은은 "앞으로 내수 부진이 일부 완화되겠지만 수출은 통상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5%)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 4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91로 2포인트 내렸으나 가계저축전망CSI는 96으로 전월과 동일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100으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고 가계부채전망CSI는 98로 1포인트 하락했다. 임금수준전망CSI은 118로 1포인트 올랐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9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1년 후 물가가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여전히 많은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29(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1% 상승했다. 전달(2.0%)보다는 상승폭이 소폭 확대된 가운데 석 달째 2%대 오름세를 보였다. 한은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우리나라의 올해 물가상승률을 1.9%로 전망 중이다.

일반인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3%로 전월과 동일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8%로 0.1%포인트 올랐고, 3년후 및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52.5%), 공공요금(44.4%), 공업제품(38.3%) 순이다.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사진=뉴스웍스DB)
서울의 주택·아파트단지. (사진=뉴스웍스DB)

한편 주택가격전망CSI는 108로 전월 대비 3포인트 상승했다.

집값 전망은 작년 9월부터 시행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규제 영향으로 10월부터 지속 하락하면서 올해 2월(99)에는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 아래로 떨어졌다.

다만 2월 서울시가 강남·송파구 소재 주택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과열 조짐이 나타났고, 집값 전망도 3월 상승 전환했다. 정부가 곧바로 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와 용산구 소재 전체 아파트 40만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했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는 4월에도 소폭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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