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김상우 기자
  • 입력 2025.04.30 13:59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진다. (사진=공항기자단)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는 트럼프 주니어는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와 개별 면담을 가진다. (사진=공항기자단)

[뉴스웍스=김상우 기자] 한화그룹 삼형제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다. 트럼프 주니어는 전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았고, 이날까지 한국에 머무를 예정이다.

이날 오전 8시쯤에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은 트럼프 주니어가 머무른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을 방문했다.

이곳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이 위치했다. 신세계그룹 측은 호텔 로비에 임직원을 배치해 취재를 제한하며 극비리에 면담을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 삼형제는 모두 양복 차림으로 이곳을 찾았고, 기업 총수 중 앞 순서로 트럼프 주니어를 면담한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 7위인 한화그룹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조선사업과 태양광사업에서 긴밀한 협업이 예상되고 있다. 이와 연관된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삼형제는 면담 후 오전 8시45분쯤 호텔 이스트동에 있는 한 커피숍에서 커피를 포장해 나가기도 했다. 장남인 김동관 부회장은 트럼프 주니어와의 면담 후 이날 오후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는 존 펠란 미 해군성 장관과의 후속 만남이 이어지는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차남 김동원 사장은 커피를 들고 자신의 차량에 탑승하는 중에 취재인이 어떠한 얘기를 했냐고 묻자 "그냥 커피 마시러 왔다"고 답했다.

한화그룹은 지난달 말 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을 삼형제에게 넘기면서 김동관 부회장(방산·조선·에너지), 김동원 사장(금융), 김동선 부사장(유통·로봇·반도체 장비) 등 3세 경영이 구체화됐다.

한화그룹은 전통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미국 공화당과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앞서 2017년 1월 트럼프 대통령 1기 취임식에는 김승연 회장이 국내 10대 그룹 총수 중 유일하게 초청받았다. 김동관 부회장은 올해 1월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식에 참석했다. 당시 김 부회장은 마크 루비오 국무부 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지명자,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2기 각료 및 재계 인사들을 두루 만났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는 미국 시장을 핵심으로 삼고 있다. 미국 시장 비중이 높은 계열사는 한화솔루션(태양광), 한화에어로스페이스(방산·항공우주), 한화오션(해양플랜트·LNG선) 등이 꼽힌다.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2년 11월 개최된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2022년 11월 개최된 현암 김종희 회장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화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날 트럼프 주니어와 별도 면담을 진행했다. CJ그룹은 미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2019년 CJ제일제당이 슈완스를 인수하면서 미국 식품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인수 당시 연 3000억원 수준이었던 미국 식품 매출은 지난해 4조7138억원으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만두 브랜드 '비비고'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국내 화장품 플랫폼 1위 사업자인 CJ올리브영은 올해 미국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부사장은 전날 인도네시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해 이날 면담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신동빈 회장이 한경협 경제사절단 단장으로 참여하면서 신 회장을 대신해 트럼프 주니어를 만난다. 롯데그룹 역시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바이오 사업의 미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미국 뉴욕 시러큐스 공장을 통해 미국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주니어 릴레이 면담에는 30대 그룹의 총수 20여 명이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상위에 속한 대기업 총수는 개별 면담을, 중견기업은 집단 면담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등도 면담 대상자다.

이밖에 조원태 대한항공 회장, 구자은 LS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미국 사업 비중이 큰 반도체, 자동차, 에너지, 전자, 철강, 방산, 원자력 등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기업 총수들이 면담 대상자로 거론됐다. 면담 시간은 30분에서 1시간 사이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