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5.26 15:18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잠시 후 오전 11시 30분부터 취업특강관에서 코웨이 채용설명회를 시작하오니, 구직자분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방송이 끝나자마자 구직자들의 발걸음이 채용관으로 몰렸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 국군 장병, 양복 차림의 중년 남성까지 각기 다른 차림새의 이들이 조용히 자리를 채웠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좌석은 가득 찼고, 일부는 뒷줄에 서서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리고 있는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행사장 내부는 이른 시간부터 북적였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약 1만8000명이 현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박람회는 실질 채용 수요가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총 250개 기업이 참여했고, 이 중 절반 가까이는 수도권 외 지역에 공장이나 지사를 둔 중견·중소기업이다. 현장에는 ▲채용상담존 ▲전문가 특강존 ▲직업체험존 ▲군 간부 채용존 ▲중장년·취약계층 지원 '내일 설계존' ▲예비 창업자 대상 'KB 소호 컨설팅존' 등 6개 구역이 운영됐다.
설명회장 안은 침묵에 가까운 집중으로 가득했다. 인사담당자의 말을 녹음하거나 제품 설명을 휴대전화로 촬영하는 손길이 바빴다. 안내책자를 챙기는 구직자들의 표정은 대부분 진지했다. 코웨이 인사담당 관계자는 "박람회에서 매년 1~2명 정도는 실제 입사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설명회장을 빠져나와 행사장을 둘러보던 중, 통로를 서성이던 중년 남성이 눈에 띄었다. 조심스레 말을 건네 구직자인지 묻자, 그는 '취업 교사'라며 웃었다.
강원도 원주의료고등학교 김낙중 교사는 현장실습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박람회를 찾았다고 했다. 그는 "기존에 연계된 곳도 있지만, 괜찮은 기업이 보이면 조정해서 연결하려고 왔다. 한두 곳에만 의존하면 인원 조정이나 갈등이 생기기도 해, 여러 곳을 확보해 두는 게 학생들한테도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의료기기나 바이오 계열은 눈에 띄지 않아 아쉽다"면서도 "가능한 범위 안에서 최대한 기회를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행사장 한 곳에서는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이 채용상담 부스 앞에서 설명을 듣고 있었다.
분당아람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9) 양은 "디자인과 학생인데, 졸업 후 바로 취업하고 싶어서 오게 됐다"며 "우리 학교에서도 23명의 친구가 박람회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을 희망하는 친구들과 대학 진학을 원하는 친구들이 반반 정도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저는 대학보다 취업이요"라는 말도 나왔다. 진로를 고민하는 교복 차림의 학생들과, 실질 채용 정보를 찾는 중장년 구직자들이 나란히 줄을 섰다. 각자의 출발선은 달랐지만, 모두가 '취업'을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