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차진형 기자
  • 입력 2025.06.25 18:12

시장점유율 하락·수익성 저하·자본잠식까지

KDB생명 본사. (사진제공=KDB생명)
KDB생명 본사. (사진제공=KDB생명)

[뉴스웍스=차진형 기자] KDB생명보험이 또 다시 신용등급 강등을 맞았다. 신용평가사들은 이 회사의 자본여력과 수익성, 영업기반 약화를 직격 사유로 들며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등급을 낮췄다. 건전성 회복을 위해 대주주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25일 한국신용평가는 KDB생명의 제11회 외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췄다. KDB생명은 올해 초 한국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됐지만, 시장에서는 "대주주가 바뀌었다고 해서 상황이 바뀐 건 아니다"는 냉정한 시선이 더 많다.

신용평가사들이 KDB생명의 신용등급을 하락한 이유는 다양하다. 먼저 무너진 영업기반을 문제 삼았다.

KDB생명의 설계사 수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20년 1257명에서 지난해 756명까지 떨어졌고, 13개월차 정착률은 26.6%에 불과했다. 생보업계 평균 39.5%에도 크게 못 미친다. 보험수익 기준 시장점유율도 IFRS17 도입 이후 3%대에서 1.6%까지 추락했다.

설계사 기반이 흔들리면서 신규 계약 유치력도 약화됐다. 보장성보험 비중은 늘었지만, 수익성과 직결되는 영업력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수익성에서도 적신호를 보내고 있다. 2023년 이후 KDB생명의 ROA는 평균 0.1%대에 머물고 있다. 같은 기간 생보업계 평균 0.6%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열위' 수준이다. 2025년 1분기에는 예실차 손실로 인해 보험 부문에서 100억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투자영업 부문도 마찬가지다. 금리부 자산 비중이 낮고, 해외 대체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면서 2024년 한 해에만 투자부문 손실이 603억원에 달했다. 운용자산이익률 역시 2.8%로 업계 평균보다 낮다.

자본적정성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 기준, 경과조치 전)은 2023년 말 56.7%에서 2025년 1분기 40.6%까지 추락했다.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3856억원에서 -1348억원까지 감소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경과조치 적용으로 일시적으로 지급여력비율이 개선됐지만, 실질적인 자본 확충이 없다면 조치 해제 시 재하락은 불가피하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 손실도 1조3000억원 이상 누적된 상태다.

올해 3월 산은이 케이디비생명을 직접 자회사로 편입하며 정상화를 선언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한국신용평가는 "대주주의 자금지원이 일정 수준 이뤄질 경우 자본적정성 개선은 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영업력과 수익성이 회복되지 않으면 등급 상향은 어렵다"고 못 박았다.

산업은행은 과거에도 유상증자, 보증부 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재무적 지원을 한 바 있지만, 근본적인 체질개선 없이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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