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6.26 15:13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기술을 소개하고 투자를 타진하는 스타트업이 한자리에 모였다. '넥스트라이즈 2025, 서울'은 단순한 페어를 넘어, 사전 매칭된 1대 1 밋업을 중심으로 실질적인 연결이 이뤄지는 자리였다.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넥스트라이즈 페어는 한국산업은행과 한국무역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국가과학기술연구회, 벤처기업협회,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등이 주관한 스타트업 페어다.
올해 행사에는 530개 스타트업과 250개 대기업·VC가 참여했으며, 사전 매칭된 1대 1 밋업은 총 3600건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 526건의 밋업이 현장에서 진행됐다.
밋업 존은 전시장 왼편에 배치됐다. 좌석마다 파티션이 설치돼 있었고, 참가자들은 낮은 목소리로 발표를 연습하거나 팀원과 멘트를 점검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말을 걸자 한 대표는 "발표 준비 중"이라며 짧게 답했고, 이내 "스타트업이니 열심히 해야죠"라며 웃었다.

AI 기반 웹툰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한 스타트업 '크림'의 김지성 대표는 밋업을 마친 직후 자리로 돌아왔다. 그는 "웹툰 선화 작업을 자동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AI 도입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산업이지만, 정부 지원이 이어지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크림은 현재 일본 스튜디오와 협업 중이며, 월 매출은 약 600만원이다. 이번 페어로 시리즈 A(기업의 첫 번째 벤처 캐피털 자금 조달 라운드) 투자 유치를 목표로 한다.
바이오 스타트업 '제노헬릭스' 최기원 부사장은 "엑소좀 기반 진단 기술을 화장품에 적용하고 있다"면서 기업을 소개했다. 제노헬릭스는 연세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출발해, KB인베스트먼트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했다. 또한 정부 과제를 통해 128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최 부사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4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유치를 목표로, 3년 내에는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밋업은 단지 투자와 연결을 위한 공간만은 아니었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박성현 대표는 "(스타트업은) 기세가 꺾이면 아무것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메일로 거절이라도 받아보면 괜찮은데, 아예 만날 기회조차 없는 게 더 어렵다"며 "그래서 저는 '내 동료가 돼라'는 루피의 말을 좋아한다. 아무 것도 없을 때 당당히 말하는 자세가 스타트업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넥스트라이즈의 밋업은 기술과 자금, 기획과 우연, 그리고 기세가 함께하는 무대였다. 그래서일까 "내 동료가 돼라"는 말이 유난스럽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