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6.29 09:00

펫보험 가입률 12%…진료비·상담 제도 미비

(사진제공=KB금융)
(사진제공=KB금융)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여기며, 성숙한 양육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이별 경험과 생애 자금 관리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KB금융지주는 29일 '2025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12일부터 3월 13일까지 일반 가구 2000명과 반려가구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별도 패널을 대상으로 한 표적집단심층면접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반려가구는 591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6.7%, 반려인은 1546만 명(전체 인구의 29.9%)으로 추산됐다. 반려동물 양육에 대한 만족도(76%)와 지속 의향(74.2%), 추천 의향(49.4%)도 전년 대비 모두 상승했다.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정서 관리 행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보호자와의 충분한 시간과 교감'(59.8%), '운동·놀이'(41.2%), '정서 관리'(40.3%)의 중요성이 강조되며, '웰니스 중심의 양육'이 반려인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련 지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반려동물 입양비는 평균 38만원으로 전년보다 10만원 늘었고, 장례비는 46만3000원으로 8만3000원 증가했다. 최근 2년 동안의 치료비는 평균 102만7000원으로, 직전 조사 대비 약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출 증가에 비해 생애 자금 관리는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을 위한 별도 자금을 운용하는 반려가는 26.6%에 불과했으며, 반려동물보험 가입률은 12.8%에 그쳤다. 응답자들은 보험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46.1%)을 가장 많이 꼽았다.

보고서는 반려동물과의 이별 경험도 다뤘다. 반려가구의 54.7%는 펫로스를 경험했고, 이 중 83.2%가 우울감을, 16.3%는 1년 이상 심리적 고통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반려인들은 '상담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과 '전문가 자격제 도입' 등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비만 관리도 주목할 만한 항목이다. 수의사로부터 비만 판정을 받은 반려동물 비율은 14.7%였고, 반려인은 간식 섭취량 조절(69.9%), 사료 급여량 조절(63.5%), 운동 강화(51.5%) 등의 방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비만 진단 기준과 추정 방법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반려인은 절반에도 못 미쳤다.

황원경 KB금융 경영연구소 부장은 "반려인과 비반려인이 더불어 사는 반려문화 정착을 위해 개선해 나갈 과제가 남아 있었다"며 "보고서가 성숙한 대한민국 반려동물 문화 정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과 사회적 인식 개선 등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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