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7.07 16:34

상반기 국제선 이용객 4603만명 육박…2019년 넘어 '역대 최대'
영업익 전년 대비 10% 감소 전망…화물 부문 부진이 실적 발목

통합 대한항공 CI 도장이 적용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사진=정현준 기자)
통합 대한항공 CI 도장이 적용된 대한항공 항공기가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계류장에서 대기 중이다.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올해 상반기 국제선 여객 실적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기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미중 무역 갈등에 따른 화물 수송량 감소와 신규 항공기 도입에 따른 감가상각비 및 정비비 등 비연료성 비용 증가, 인건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부담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공항공사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공항의 국제선 이용객 수는 4602만9853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증가해 2019년 상반기(4583만명)를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항공편 운항도 26만4254편으로 전년보다 5.6%, 2019년 대비 0.2% 증가했다.

국내 항공사별 국제선 이용객 수는 에어부산이 141만5080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티웨이항공(106만명), 대한항공(95만명), 진에어(94만명), 제주항공(93만명) 순이었다. 같은 기간 화물 운송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208만6832톤을 기록했다.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여객들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인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에서 여객들이 출국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통상 2분기는 항공업계의 비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5월과 6월 두 차례 황금연휴로 인해 이례적으로 긴 휴가 기간이 이어지며 해외여행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다. 실제로 여객 수요는 역대급 수준을 기록했지만, 이러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취합한 대한항공 2분기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별도기준 매출은 3조9920억원, 영업이익은 37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8%, 10.1%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지난 1분기 발표 당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 시너지가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고, 올해 1분기부터 연결실적에 반영됐다. 회사 측도 "5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여객 수요가 본격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동남아, 중국,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실적은 이 같은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가장 큰 원인은 항공화물 부문의 부진이다. 일부 화물기 운항 항공사들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정성과 관세 이슈 등으로 수익성 우려를 드러냈으며, 대한항공 역시 그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우기홍(왼쪽) 대한항공 부회장과 조영남 대한항공 노동조합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2025년 임금 교섭 조인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우기홍(왼쪽) 대한항공 부회장과 조영남 대한항공 노동조합위원장이 지난달 26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2025년 임금 교섭 조인식'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여기에 노조와의 임금 협상에 따른 인건비 증가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은 노조와 최근 2.7%의 기본급 인상과 850% 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에 합의한 바 있다"며 "2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한 2조6000억원의 비연료 비용이 발생하면서 영업이익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화물 수송량 감소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요인이다. 강 연구원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2분기 화물 수송량(CTK)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 줄었고, 이에 따른 매출 감소 효과는 약 439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5월 중순부터 중국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가 유예되면서 항공화물 수요는 일부 회복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했다.

안도현 하나증권 연구원도 "화물 노선 수송량이 전년 동기 대비 5% 줄었고, 운임도 2% 하락하면서 화물 매출이 7%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료비는 10% 감소했지만, 감가상각비, 인건비, 공항 관련 비용 증가로 전체 비용은 오히려 2%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일본 노선을 중심으로 국제선 여객 수요는 견조한 흐름을 보였지만,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소액면세 폐지 여파로 전자상거래 수요가 둔화하며 화물 수송량은 약 4.9% 줄었을 것"이라며 "다만 관세 유예에 따라 단기 특송 수요가 유입돼 운임은 전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A330-300' 항공기가 이륙 중이다.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A330-300' 항공기가 이륙 중이다. (사진제공=대한항공)

하반기 전망은 비교적 긍정적이다. 최 연구원은 "유가 하락과 원·달러 환율 안정화가 외화 비용 절감으로 이어지며 하반기부터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공정위 시정조치가 해소되면 국제선 장거리 노선 운임 인상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안 연구원도 "신기재 도입으로 인한 감가상각비 증가와 정비비·인건비 등 전반적인 비용 상승을 운임 상승으로 보전하는 방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방향성이 확인된다면 국내 유일의 대형 항공사(FSC)로서 영구적 경쟁 완화가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 측은 "정확한 설명은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한항공의 2분기 실적 발표일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8월 7일 공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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