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5.07.12 14:14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박억수 특검보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특검의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박억수 특검보가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스1)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사상 초유의 내란·김건희·순직해병 등 3대 특검이 한 달 차를 맞은 가운데 저마다 다른 성과를 내고 있어 주목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 재구속으로 신병을 확보한 조은석 특검팀은 수사 개시단계에서부터 속도감 있는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코바나컨텐츠 등 의혹이 여전한 불기소 사건을 재차 들여다보는 김건희 특검팀은 신중하게 사건 기록을 검토하며 숨겨진 의혹을 파헤치고 있다.

박정훈 대령의 '항명 의혹' 사건을 항소 취하한 이명현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을 포함해 'VIP 격노설'에 연루된 군 관계자들을 상대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서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3 특검은 지난달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 이후 한 달을 맞았는데, 저마다 스타일이 수사와 그동안 성과에도 묻어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검사 시절 붙여진 '불도저'란 별명처럼 조은석 특별검사는 수사 초기부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1호로 기소한 데 이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와 재구속을 끌어내는 등 한 달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 및 외환 혐의를 수사 중인 내란 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석방 124일 만에 윤 전 대통령을 재구속하며 신병을 확보한 데 이어 재차 소환조사를 통보하며 수사를 서두르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재구속된 윤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 통보에 대해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자, 서울구치소에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공문을 요청했다. 또 '출석 요청 불응시 구인까지도 고려하겠다'며 윤 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내란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해선 어느 정도 수사가 이뤄졌다고 판단해, 우선 신병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외환 혐의 수사에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민중기 특검의 경우 판사 출신답게 수사 대상인 여러 의혹과 관련한 사건기록부터 신중하게 검토하는 한편 삼부토건 압수수색으로 3 특검 중 가장 먼저 강제수사에 나섰다. 통상의 검찰 수사와 같이 주요 피의자는 맨 마지막에 부르는 방식으로 단계별 수사에 충실해 김 여사를 서서히 옥죄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문홍주 특검보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문홍주 특검보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에서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내란 특검팀 다음으로 규모가 큰 김건희 특검팀은 앞서 검찰에서 불기소한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에 대한 수사 기록을 다시 살피던 중 새로운 의혹을 발견해 수사에 착수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달 준비 기간에 코바나컨텐츠 협찬 관련 내사를 진행하던 중 속칭 집사로 불리던 김 모 씨의 'IMS(옛 비마이카) 모빌리티 대기업 거액 투자' 관련 이상 투자 거래 정황이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과 구조가 비슷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새로운 수사에 돌입한 것이다. 

김건희 특검팀은 새로운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집사 김 씨의 신병을 확보하려는 동시에 불기소된 코바나컨텐츠 협찬 의혹과 김 여사가 기소 대상에서 빠진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등 여전히 의혹이 무성한 사건들을 재수사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인 수사를 벌이면서 동력을 점차 키우고 있다. 

이명현 특검은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자택을, 'VIP 격노설'과 관련해선 윤 전 대통령의 자택을 다른 특검보다 먼저 강제수사 했다. 이는 군인 출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특검 간 일부 겹치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해병특검은 첫 행보로 순직 해병대원이 안장된 대전현충원을 참배하며 결연한 의지를 다진 뒤 수사 외압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 관계자들을 줄줄이 소환하고 있다.

해병특검은 수사 외압의 핵심인 'VIP 격노설'과 관련해 '키맨'인 해병대 임성근 전 1사단장과 김계환 전 사령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실세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등 관계자들을 발 빠르게 불러 조사, 사건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함께 해병특검은 한 차례 무죄를 받았으나 군검찰의 항소로 계속 재판을 받아온 박정훈 대령의 항명 혐의 항소심을 취하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명현 특검은 지난 9일 특검 브리핑에 참석해 "박 대령이 채상병 사건기록을 경찰에 넘긴 건 법령에 따른 적법 행위"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박 대령의 항명죄에 대해 공소를 유지하는 건 오히려 특검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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