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현준 기자
  • 입력 2025.07.19 10:00

디자인·주행 성능 우수…투명 조절 '파노라믹 선루프' 탑재
8월 국내 출시…올해 999대 한정 판매·가격 4600만원부터

르노코리아의 준중형 순수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사진=정현준 기자)
르노코리아의 준중형 순수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사진=정현준 기자)

[뉴스웍스=정현준 기자] 지난해 9월 하이브리드 SUV '그랑 콜레오스'를 선보인 르노코리아가 준중형 순수 전기 SUV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을 새롭게 선보이며 흥행 2연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4년 만에 출시된 신차 그랑 콜레오스는 지난달 4098대로 판매량이 전월 대비 24.3% 늘었다. 이는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 중 81.7%에 달하는 비중이다. 누적 판매 대수는 2만3110대 기록, '효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은 르노코리아가 국내에 선보이는 첫 전기 SUV다. '2024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될 만큼 완성도와 성능을 두루 인정받았다. 르노코리아는 올해 르노에서 999대만 수입해 한정 판매한다.

지난 16일 서울 성수동 르노 성수에서 열린 르노코리아 '세닉 E-Tech 100% 일렉트릭' 시승 행사에서 세닉 E-Tech를 만났다. 시승 코스는 강원 춘천의 한 베이커리 카페를 반환점으로 하는 왕복 약 242km 구간이다. 도심과 고속도로, 와인딩 구간 등 다양한 주행 환경을 아우르며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기에 적합했다. 

20형 '오라클' 휠은 르노 특유의 다이아몬드 패턴이 적용돼 존재감을 강조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20형 '오라클' 휠은 르노 특유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적용했다. (사진=정현준 기자)

비가 내리는 흐린 날씨 속에서 마주한 세닉 E-Tech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예쁘다'였다. 최근 출시되는 차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상황에서,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차량 선택에 핵심 요소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앞부분에는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과 새로운 시그니처 헤드램프 패턴이 조화를 이루며 세련된 인상을 줬고, 후면부의 리어램프는 화살표가 마주 보는 형태로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했다. 20형 '오라클' 휠은 르노 특유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적용해 디자인을 살렸다.

르노코리아 '세닉 E-Tech'의 1열. (사진=정현준 기자)
르노코리아 '세닉 E-Tech'의 1열. (사진=정현준 기자)

운전석에 앉으니 12형 세로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클러스터가 눈에 띄었다. 세로 방식의 디스플레이는 한 화면에 내비게이션 정보를 풍부하게 표시해줬고, 물리 버튼도 함께 배치해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무선 방식의 애플 카플레이와 티맵 연동도 문제없었다.

벤츠처럼 운전대 뒤에 놓인 변속 레버는 일반적인 위치와 달라 처음에는 조작하는 데 다소 낯설 수 있다. 이에 대해 르노코리아는 "시동 이후 주행부터 주차까지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돼 익숙해지면 오히려 편하다"라고 설명했다.

'세닉 E-Tech'의 2열 레그룸은 넉넉한 편이다. (사진=정현준 기자)

실내 공간도 넉넉하다. 2열 무릎 공간은 동급 최고 수준인 278mm, 머리 공간은 884mm로, 성인 4명이 장거리로 이동할 때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545ℓ로, 2열 폴딩 시 최대 1670ℓ까지 확장돼 활용도가 높다.

회생제동은 스티어링 휠의 패들 시프터를 통해 총 5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며, 원 페달 주행도 가능하다. 회생 제동 강도가 다소 강한 편이어서 동승자에 따라 멀미를 유발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고속도로 구간을 주행하자 가속이 부드럽고 실내 정숙성이 인상적이었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 시 전기차 특유의 모터 소리도 전달돼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 반응도 민첩한 편이어서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정체 구간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ADAS(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를 활용해봤다. 가감속 반응은 자연스러웠고, 차선도 어려움 없이 유지할 수 있었다. 하만카돈 오디오 시스템도 주행 내내 선명한 음질로 만족감을 줬다.

'세닉 E-Tech' 아이코닉 트림에 탑재된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 (사진=정현준 기자)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솔라베이 파노라믹 선루프'였다. 프랑스 주택자재 유리업체 '생 고뱅'과 협업한 이 선루프는 포르쉐 등 고급차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옵션으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투명도는 전후석 따로 조절할 수도 있다. 자외선(UV) 차단율 99%, 열에너지 투과율(TTS) 16%로, 일반 글라스보다 2.5배의 에너지 절감 효과가 있다. 남다른 옵션인 만큼 최상위 트림인 '아이코닉'에서만 선택할 수 있다.

완성도 높은 전기 SUV지만, 몇 가지 아쉬운 점도 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물론, 한국에서는 이제 필수라는 1열 통풍시트를 옵션으로도 제공하지 않는다. 컵홀더도 하나뿐이라 동승자는 커피를 들고 있어야 한다.

​'세닉 E-Tech'의 옆모습. (사진=정현준 기자)
​'세닉 E-Tech'의 옆모습. (사진=정현준 기자)

세닉 E-Tech는 전장 4470mm, 전폭 18865mm, 전고 1590mm다.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든 87kWh NCM 배터리를 탑재해 한 번 충전하면 최대 460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최고 출력은 218마력, 최대 토크는 300Nm이며, 복합 전비는 kWh당 4.4km다.

판매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서울시 기준 전기차 보조금을 적용하면 예상 구매가는 ▲테크노 4649만~4813만원 ▲테크노 플러스 4980만~5313만원 ▲아이코닉 5440만~5773만원이다.

르노코리아는 세닉 E-Tech를 오는 8월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말도 나오지만, 좋은 제품은 시장에서 항상 반응해 주는 법이다. 디자인과 실용성, 주행 성능을 앞세운 세닉 E-Tech가 국내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닉 E-Tech' 의 뒷모습. (사진=정현준 기자)
'세닉 E-Tech' 의 뒷모습. (사진=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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