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7.23 09:21
6.27 대출 규제 대책에 '집값 상승' 기대 꺾여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새정부 출범과 추경 편성에 따른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낙관적’인 상태를 이어갔다. 대출 규제 대책 영향으로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꺾였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5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8로 전월보다 2.1포인트 상승했다. 넉 달 째 오르면서 2021년 6월(111.1) 이후 4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회복됐다.
12.3 비상계엄 선포로 작년 12월 88.2까지 떨어졌던 소비심리는 90대에서 횡보하다 4월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선고 후 6월 대통령선거가 확정되면서 5월(101.8)부터 100을 상회하고 있다. 국내정치 불확실성이 걷히고, 수출 호조가 이어진 가운데 내수 진작을 위한 추경이 편성되면서 가파르게 오르는 모습이다.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동향지수 가운데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장기평균치(2003~2024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7월에는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개 지수인 현재생활형편,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CSI는 상승했다. 반면 생활현편전망, 가계수입전망CSI는 보합세를 보였고 향후경기전망CSI는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현재생활형편CSI는 94로 2포인트 올랐고 생활형편전망CSI는 101로 전월과 동일했다. 가계수입전망CSI는 102로 보합세를 보였고 소비지출전망CSI는 111로 1포인트 올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86으로 12포인트 오른 반면 향후경기전망CSI는 106으로 1포인트 내렸다. 취업기회전망CSI은 98로 2포인트 하락했다.

금리수준전망CSI는 95로 8포인트 상승했다. 6개월 후 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했으나, 전월보다 다소 약해졌다.
한은은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연 2.50%인 기준금리를 논의했다. 만장일치로 연 2.50%인 기준금리 동결을 택했다. 금통위는 "국내경제가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나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동결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한은 총재를 제외한 6명 중 4명의 금통위원이 3개월 내 금리 전망에 대해 "2.50%보다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열어놓아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만큼 증권가도 8월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는 모습이다.
이외 7월 중 현재가계저축CSI는 97, 가계저축전망CSI는 101로 1포인트씩 상승했다. 현재가계부채CSI는 99로 전월과 동일하고 가계부채전망CSI는 96으로 1포인트 하락했다. 임금수준전망CSI은 124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물가수준전망CSI는 143로 3포인트 올랐다. 여전히 1년 뒤 물가수준을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6.31(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2% 상승했다. 한 달 만에 2%대로 올라섰다.
중동 불안으로 석유류 가격이 상승 전환한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가공식품 물가는 4.6% 올랐는데 빵(6.4%), 커피(12.4%), 햄 및 베이컨(8.1%), 김치(14.2%) 등을 위주로 2023년 11월(5.1%) 이후 19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0.4%포인트 수준이다.
일반인의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은 3.1%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향후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0.1%포인트 올랐다. 3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전월과 동일했으나 5년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5%로 0.1%포인트 상승했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농축수산물(48.0%), 공공요금(42.2%), 석유류제품 및 공업제품(32.7%) 순이다.

한편 주택가격전망CSI는 109로 전월 대비 11포인트 하락했다. 전달(120) 2021년 10월(125)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은 뒤 하락 전환했다. 다만 5개월째 100을 넘어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하다.
최근 가파르게 오르던 집값 상승 기대는 6.27 대출 규제 대책으로 수도권 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7월 1일부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등이 시행되면서 한풀 꺽이는 모습이다.
직방에 따르면 6.27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거래가격은 대책 전보다 약 1억6000만원 하락하고, 전용면적은 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량도 대책 전 대비 73% 감소하면서 시장은 빠르게 관망세로 전환된 모습이다.
특히 서울은 가격·면적·거래량 모두 줄며 정체 흐름이 뚜렷했다. 대책 전 7150건이었던 거래량은 1361건으로 줄었고, 중위 거래가격은 10억9000만원에서 8억7000만원으로 약 2억2000만원 낮아졌다. 거래된 전용면적도 84㎡에서 78㎡로 줄며 더 작은 면적대 아파트의 거래가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