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광하 기자
  • 입력 2025.08.04 16:06
김경만 과기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 결과'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김경만 과기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정예팀 선정 결과'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박광하 기자)

[뉴스웍스=박광하 기자] 정부가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할 정예팀 5곳을 최종 선정하면서, 카카오와 KT가 탈락하고 말았다. 심사 때 모델의 초기 설계부터 사전 학습 과정을 수행하는 '프롬 스크레치' 역량,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오픈소스 공개 여부, AI 안전성, 개발 투자 경험 등이 고려됐다는 점에서, 탈락 기업들은 이런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게 아니냐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를 추진할 정예팀을 선정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15개 팀이 신청했다. 심사 과정을 거쳐 네이버클라우드팀, 업스테이지팀, SK텔레콤팀, NC AI팀,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팀 등 5곳이 최종 선정됐다.

선정 결과 카카오와 KT가 선정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과기부 관계자는 "(양사의) 순위나 평가 점수를 공개할 수는 없다"면서도 "그동안의 AI 개발 투자 경험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I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와 KT의 경우 AI 자체 개발 대신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하기로 하는 등 외산 도입, 의존 성향을 보여왔다"면서 "자신들이 내버려둔 자체 개발 LLM 등을 급하게 다시 꺼내든 모습에서 (선정 평가가) 나쁜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의견을 내놨다.

평가 기준은 기술력과 개발 경험, 개발 목표의 우수성, 개발 전략, 기술의 우수성, 파급 효과, 생태계 기여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모델의 초기 설계와 사전 학습 과정을 직접 수행하는 프롬 스크래치 역량, 새로운 기술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 역량과 방향성, 새로운 모델 구조를 제안하고 실현한 경험이 객관적으로 검증 가능한지 여부 등이 중요하게 평가됐다. AI 원천기술에 장기간 투자한 경험과 상업적 이용 가능 이상의 오픈소스 공개 여부도 검토했다.

데이터 오염 등의 공격으로 AI가 거짓말이나 편향된 의견을 출력하지 않도록 'AI 안전성' 측면도 평가 배점에 포함했다. 다만, 정보보호 측면에서의 '보안'은 평가 항목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게 과기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초점이 맞춰진 사업이므로 정보보호 측면에서의 제안 내용은 점수 부여에 해당하지 않았고, '특기' 사항으로 두게 했다"고 말했다.

선정된 5개팀은 네 가지 공통 역량과 전략을 제시했다. 수준 높은 AI 모델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모델 초기 설계부터 사전 학습까지 수행하는 AI 기술력 확보를 지향했다. 개방형 생태계를 목표로 개발한 AI 모델을 다른 기업도 파생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공개하는 오픈소스 정책을 제시했다.

텍스트 중심의 언어모델을 넘어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처리하는 통합 모델로 고도화하거나 글로벌 수준의 거대언어모델(LLM)을 목표로 하는 도전적 목표를 설정했다. 국내 산업 및 사회 환경을 반영하고 분야별 AI 모델에 특화된 고품질 데이터셋 구축 계획과 함께 결과물의 50% 이상을 개방해 AI 생태계 전반에 기여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팀별 주요 특징을 보면, 네이버클라우드팀은 4년간 국내 LLM 개발을 주도하며 자체 개발 AI 모델로 여러 서비스를 상용화한 경험이 인정됐다. 주관기관 자체만으로도 프롬 스크래치 AI 개발이 가능하다고 평가받았다. 업스테이지팀은 다양한 사전 학습 데이터와 전문적이고 희소한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독자 AI 모델 개발 경험과 자체 개발한 새로운 모델 구조 및 방법 활용이 주목받았다. 소형 모델 개발 계획도 수립해 경쟁력 있는 AI 모델의 확산이 기대된다.

SK텔레콤팀은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자체 LLM을 개발하는 등 우수한 개발 역량과 다양한 경험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됐다. 통신사가 가진 B2C 서비스를 기반으로 국민의 AI 접근성을 높이고, 공공 서비스 분야에도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NC AI팀은 주관기관이 자체 멀티모달 모델을 직접 개발해 실제 서비스에 적용 중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대형 모델은 물론 소형 모델 개발 계획도 수립해 B2B, B2G 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팀은 독자적인 전문가 혼합 방식 아키텍처와 강화 학습 훈련 알고리즘을 개선하는 고도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AI 모델 대비 100% 이상의 성공 목표를 제시하는 등 자신감을 보였다. 오픈소스화로 AI 격차를 해소하고, 국내 AI 반도체 활용 협업 계획 등 폭넓은 방안을 제시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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