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06 10:20
16개 의혹 중 5개 사항 중점 조사…추가 소환 불가피할 듯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출범 35일 만에 김 여사를 소환했다. 전·현직 영부인이 수사기관에 피의자로 신분으로 공개 출석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김 여사는 6일 오전 9시 32분경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자택에서 출발해 오전 10시 11분 민중기 특검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도착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김 여사는 취재진 앞에서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수사 잘 받고 나오겠다. 항상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 외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어두운 얼굴로 특검 사무실로 들어갔다.
김 여사는 티타임 없이 변호인 3명과 함께 12층 조사실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부장급 검사가 조사를 진행하게 된다.
김건희 특검법에는 수사대상으로 16개 의혹이 명시돼 있다. 주요 사건으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명태균 사건)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의혹 등이 있으며, 이 외에도 ▲주가 인위적 조작 등으로 이득 취득 의혹 ▲코바나컨텐츠 전시회 협찬금 뇌물성 제공 의혹 ▲대통령 집무실·관저 이전 개입 의혹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개입 의혹 ▲사법농단 연루자(임성근 등) 구명 로비 의혹 등도 포함됐다.
이날 조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천개입 및 건진법사 청탁 의혹 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은 권오수 전 회장이 2009년 12월부터 약 3년 동안 공범들과 함께 91명 명의의 계좌 157개를 동원해 가장·통정 매매, 고가·허위 매수 등 시세조종 행위를 벌인 사건이다. 김 여사는 주가조작을 인지했으면서도 자기의 계좌와 자금을 댄 것으로 의심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토론에서 "김 여사는 손실만 났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한 허위사실공표 의혹도 들여다볼 예정이다.
공천개입 의혹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022년 대선 과정에서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총 81차례에 걸쳐 '불법 여론조사'를 해줬고, 이에 대한 대가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6월 재·보궐선거에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공천받을 수 있도록 힘써줬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검은 여론조사 제공을 뇌물공여로 본다.
건진법사 관련 의혹은 윤영호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고가의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전달하며 부적절한 청탁을 시도한 의혹이다. 이외 2022년 6월 스페인 방문 당시 착용한 고가 목걸이를 재산 신고 내역에서 뺀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김건희특검이 들여다 볼 의혹이 16개에 달하는 만큼 향후 김 여사에 대한 추가 소환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여사 측도 "혐의별로 다른 날로 나눠 소환조사하고, 각 조사 사이에 최소 3~4일간의 휴식 일정을 보장하며, 오후 6시 전에는 조사를 종결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는 만큼 추가 소환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