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08.20 17:32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은행·보험·공기업 등 80개 금융기관이 총출동한 채용박람회가 DDP에서 열렸다. 수많은 청년 구직자들이 면접과 상담에 몰리며, 금융권 취업 열기를 확인케 했다.
20일 오전부터 무더운 날씨였지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2025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 행사장을 찾는 발길로 붐볐다.
올해로 9회째를 맞은 금융권 공동채용 박람회는 은행·보험·증권·카드·공기업 등 총 80개 기관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후원하고, 실제 채용과 연계되는 은행권 현장면접을 비롯해 금융공기업 모의면접, 1:1 상담과 특강, 핀테크 컨퍼런스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올해는 화상 상담과 모의면접이 처음 도입됐으며, 탈의실과 휴게공간까지 마련돼 구직자 편의도 한층 강화됐다.

행사장에는 정장과 구두차림의 구직자들 사이로, 단체로 상경한 울산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공채반'이라는 특별반에서 공부 중인 이들은 전날 서울에 올라와 숙박을 하고 이날 박람회를 찾았다. 공채반은 출결과 성적이 일정 기준을 넘어야 들어갈 수 있으며, 회계 전공 학생들로 꾸려져 있다.
이들을 인솔해 온 이사라 교사는 "우리 공채반 18명 학생들은 방과 후 금융 자격증과 공채시험을 함께 준비하는 우수한 인재들"이라며 "면접까지는 어렵지만 공기업 위주로 탐방하려 왔다"고 말했다.

한편 DDP 아트홀 한켠에 마련된 공개 면접장은 작은 토크쇼장을 방불케 했다.
단상 위 세 명의 구직자를 바라보는 수십명의 시선이 긴장감을 더했다. 한 지원자는 자기소개에서 머뭇거리다 말을 잇지 못하고 "잠시 시간을 달라"고 했다. 긴장한 모습은 오히려 보는 이들의 응원을 자아냈고, 면접관 역시 웃으며 "심호흡하시고, 물도 한 모금 드세요"라며 격려했다. 평가와 응원 사이, 면접장은 단순한 시험장이 아닌 청년들의 성장 무대가 됐다.

군인 신분의 청년들도 있었다. 금융업에 관심이 있어 아침 일찍 출발했다는 이들은 "다른 직군보다 금융권이 돈을 더 많이 벌 것 같아 왔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광주 출신의 구직자 강산은 씨는 과거 농협은행에서의 창구 업무 경험을 살려 광주은행 지원을 준비 중이었다. 강 씨는 "본가가 광주인 만큼 광주에 남아 일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짧게 인터뷰를 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며 웃었다.
박람회 현장은 첫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학생부터 재취업과 이직을 노리는 구직자, 군복을 벗고 새 길을 찾을 준비를 하는 청년까지 다양한 얼굴로 채워졌다.
긴장에 말을 더듬는 순간은 서로를 응원하는 공기 속에서 작은 경험들로 쌓여갔다. 금융권 취업의 정문을 두드리는 이들의 걸음은 달라도, DDP 안을 채운 땀과 웃음은 모두 같은 방향을 향해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