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8.29 14:10

"맞춤형 AI·실행력 강조"…투자자들, 실질 구현 가능성에 주목

스타트업 815 IR-KB유니콘클럽 오프닝 행사에 투자자와 창업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설명회 방식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스타트업 815 IR-KB유니콘클럽 오프닝 행사에 투자자와 창업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설명회 방식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판교 창업존이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열정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스타트업 815 IR-KB유니콘클럽' 행사에서 AI·반도체·소재·바이오 분야의 4개 스타트업이 7명의 투자자 앞에서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을 증명했다.

28일 재단법인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대표이사 김원경, 이하 경기혁신센터)는 판교 창업존 6층 협업라운지에서 '스타트업 815 IR-KB유니콘클럽'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스타트업의 실질적인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현장에는 외부 투자기관 7곳과 KB유니콘클럽 소속 기업들이 참석했다. 현재 KB유니콘클럽 5기에는 총 10개사가 참여 중이며, 이 가운데 투자 유치를 희망한 4개 기업이 IR 피칭에 나섰다.

발표에 나선 기업은 ▲세미에이아이 ▲시리너스 ▲유비랩 ▲캔서브레이커이다. 각 기업은 20분 발표와 10분 질의응답을 통해 성장 가능성과 기술 경쟁력을 설명했다.

지태권 세미에이아이 대표가 기존 반도체 공정의 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지태권 세미에이아이 대표가 기존 반도체 공정의 한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첫 발표를 맡은 세미에이아이는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반 AI 플랫폼 'SEMI'로 반도체 공정의 불량 패턴을 예측하고 수율 개선을 지원하는 솔루션을 소개했다. 이 회사는 SaaS 종량제, 수율 컨설팅, 장비 업체 협력 등 3단계 수익화 모델을 기반으로 오는 2027년 매출 5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태권 세미에이아이 대표는 "반도체 제조의 주도권을 다시 가져와야 한다"며 SEMI 프로와 프로 플러스 솔루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 기업인 시리너스는 풀컬러 LCD 기반 차세대 전자 선반 라벨(ESL) 시스템을 공개했다. 김현학 대표는 "광고 수익 모델로 단가 부담을 낮췄다"며 "체력 싸움이 될 시장에서 기술과 실행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시리너스는 국내 대형 유통사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유봉현 유비랩 대표가 자사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진형 기자)
유봉현 유비랩 대표가 자사의 기술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차진형 기자)

세 번째로 발표에 나선 유비랩은 폴더블·롤러블 OLED 디스플레이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기능 복합 방열 모듈 소재를 소개했다. 유봉현 대표는 "씨드 투자 유치를 통해 연구개발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며 "투자가 이뤄지면 올해 12월까지 소재 개발과 샘플 테스트를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발표를 맡은 캔서브레이커는 위액을 활용한 조기 위암 및 헬리코박터균 진단 기술을 선보였다. 기존 혈액 기반 진단 대비 낮은 비용과 높은 정확도로 차별성을 확보했으며, 비침습적으로 10mm 이하의 초기 위암 진단이 가능하다. 정명준 대표는 "세계 최초의 혁신적 검사법으로, 국내외 건강검진센터와 협력해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발표 이후에는 정량·정성 평가가 진행됐다. 정량평가는 ▲기술·서비스 경쟁력 ▲시장성 및 확장 가능성 ▲수익 실현 가능성 ▲팀 역량 ▲글로벌 시장 진출 가능성 등 총 50점 만점으로 이뤄졌다. 정성평가는 스토리텔링과 IR 역량 중심으로 서술식 평가가 이뤄졌다.

정명준 켄서브레이커 대표가 위액을 활용한 위암 조기진단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차진형 기자)
정명준 켄서브레이커 대표가 위액을 활용한 위암 조기진단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차진형 기자)

이날 심사역으로 참석한 이형민 투잇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제품의 상용화 속도와 성과 발표 시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본다"며 "최근 스타트업 시장은 산업별 맞춤형 AI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으며, 기술이 실질적으로 구현돼 시장의 반응을 얻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성과 발현 속도 외에도 명확한 역할 분담과 정확한 목표 설정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광임 에스아이디파트너스 이사는 "투자자 관점에서는 목표 시장의 필요성과 그에 부합하는 비전의 구체성이 핵심"이라며 "열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실질적인 솔루션과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창업자 연령층이 높아지고, 대기업 출신의 전문 인력이 창업에 참여하는 사례가 늘면서 역할 분담과 전문성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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