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희진 기자
  • 입력 2025.08.29 18:03

AI 기반 매칭으로 중기 승계 공백 해소…시장 안착 여부 관건

기업인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호현 스토리앤데이터 대표, 유주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 이영실 금오공과대학교 인재양성실장, 김재윤 딥서치 대표. (사진=정희진 기자)
기업인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고호현 스토리앤데이터 대표, 유주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 이영실 금오공과대학교 인재양성실장, 김재윤 딥서치 대표. (사진=정희진 기자)

[뉴스웍스=정희진 기자] AI가 중소기업 M&A 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딥서치는 '한국형 기업인수창업(ETA)' 모델을 통해 승계 공백을 메우고 시장 혁신을 추진에 나섰다.

29일 기업 정보 플랫폼 딥서치는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한국형 ETA 프로그램' 출범 기자간담회를 열고, AI 기반 매칭 플랫폼 '리스팅'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 M&A 혁신 전략을 공개했다.

ETA 프로그램은 이미 검증된 중소기업을 인수해 성장시키는 '1에서 시작하는 창업' 모델이다. 특히 우량 중소기업을 비전과 역량을 갖춘 창업가와 연결해 '사회적 승계'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통해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과 노하우를 유지하고, 지역 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AI와 전문가의 결합이다. AI 플랫폼 '리스팅'은 그간 정보 비대칭과 높은 중개 비용 때문에 사실상 접근이 불가능했던 소규모·지역 기반 M&A를 가능하게 한다.

또한 인수 과정의 가장 큰 걸림돌인 자금 조달 문제를 풀기 위해 인수금융, 투자, 정부 지원 연계 등 다양한 금융 솔루션을 마련했다. 인수 후에는 디지털 전환(DX)과 현대적 경영기법을 접목해 기업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는 스케일업 전략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김재윤 딥서치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이날 참석자들은 데이터 신뢰성과 AI 역할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소규모 기업 재무 정보의 공백 가능성에 대해 김재윤 딥서치 대표는 "기업 데이터는 대표이사 명의의 공공 등록 정보를 기반으로 구축돼 식별 단계에서 공백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AI와 전문가의 판단이 엇갈릴 때의 기준에 대해서는 "AI는 매각 가격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역할에 그치며, 최종 결정은 전문가가 내린다"며 "AI는 효율을 높이는 도구일 뿐, 의사결정은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지역 확장성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유주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는 "지방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만큼 지역 차원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대구·경북에서 우선 시행하고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고호현 스토리앤데이터 대표는 "투자 이후에는 기업 경영 전반을 점검하며 안정적인 스케일업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유주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유주현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대표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정희진 기자)

ETA 모델은 '준비된 창업'이라는 특성 덕분에, 초기 불확실성을 줄이고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소규모 M&A 시장은 AI와 IT 기술의 발달로 진입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매물 정보는 과거 30개에서 700개로 확대됐고, 중개 수수료도 5%에서 2%로 떨어졌다.

다만 시장 안착을 위해서는 거래 경험의 축적, 성공률 제고, 제도적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술만으로는 시장 신뢰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먼저 거래 성사 사례를 양적으로 늘리고, 성공 패턴을 데이터로 축적해야 한다. AI 매칭의 정밀도는 거래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높아지지만, 지금은 아직 표본이 제한적이어서 예측력이 완전하지 않다.

동시에 인수 이후 경영 지원 체계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 인수자 교육, 경영 컨설팅, 그리고 금융권과의 안정적인 파이낸싱 연계가 이뤄져야만 실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결국 ETA의 성패는 속도가 아닌 '완결성'에 달려 있다. 거래 한 건, 한 건의 경험이 쌓여 표준화된 모델로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시장 신뢰가 확보되고 확장 또한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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