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9.10 11:25

자본시장연구원, 개원 28주년 맞아 'AI와 금융투자업 혁신' 컨퍼런스

김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I와 금융투자업의 혁신'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김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I와 금융투자업의 혁신'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금융투자업계 내 인공지능(AI)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데이터의 수집 및 처리, 보안 등 전 영역에서 인프라 개선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제언이 나왔다.

10일 자본시장연구원은 개원 28주년을 맞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AI와 금융투자업의 혁신'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AI의 발전에 따른 금융투자 전략의 변화 양상과 금융투자업의 세부 분야별 AI 도입 전망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과 노성호 연구위원은 특허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살펴본 금융투자 분야의 AI 활용과 시사점에 관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 전반에서 관련 AI 특허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건수와 출현 기업 유형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존재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특허 건수는 투자자문과 증권업 자산관리 분야에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위탁매매와 증권형 공모펀드 운용 역시 상위권에 속하는 반면, 사모투자펀드(PEF)나 부동산 및 인프라 펀드 관련 특허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금융투자 서비스 관련 AI 특허의 대부분은 핀테크 스타트업 등 정보기술(IT) 비상장 기업이 출원 주체로, 전통 금융사의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전통 금융회사들은 상대적으로 인공지능 활용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특히 금융지주와 은행·증권·보험 등 116개 금융사의 IT 직무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88.8%가 AI 활용이 필요하다고 인식했으나, 실제 활용 비율은 51.0%에 그쳤다.

김 연구위원은 "AI 적용 가능성은 사업별로 큰 차이를 보이며, 동일한 사업 내에서도 적용 가능한 업무 영역과 요구되는 기술 수준은 상이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업 자산관리와 자문업의 경우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높은 반면, 여타 산업은 일부 단계에서 단기적 도입이 어려운 영역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증권업의 경우 증권사 기업금융(IB) 부문에서 기업 분석·가치평가 단계에서는 관련 특허가 다수 확인돼 AI 활용 가능성이 높았지만, 딜 소싱이나 인수주선·발행 단계에서는 특허가 매우 적어 활용 가능성이 사실상 부재했다"고 전했다.

김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I와 금융투자업의 혁신'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김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I와 금융투자업의 혁신' 컨퍼런스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김 연구위원은 AI 활용 격차가 발생한 배경에 대해 "업무의 정형화 정도, 데이터 환경의 성숙도, 업무의 위험도 같은 요인들이 금융투자업 각 사업 영역과 밸류체인 활동에서 AI 활용 수준의 차이를 결정하는 요인"이라며 "업무 프로세스가 표준화돼 있고, 학습할 데이터가 풍부한 영역일수록 AI 도입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AI 활용 사례에 대해서는 "해외 금융투자업 사례 연구를 통해 국내 특허 분석과의 일관성을 확인했다"며 "실제 활용 여부는 AI 기술의 성숙도와 투자 대비 효과가 주요 결정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내부 문서 처리 및 인덱싱 자동화, 시장 감시 등 이미 안정적으로 AI가 도입된 업무가 있는 반면 생성형 AI에 기반한 전사적 업무 지원의 경우 사례가 보고되나, 비교적 초기 도입 단계로 평가된다"며 "업무별 AI 활용도 차이는 기술의 성능과 안정성, 개발 비용 대비 기대 효과의 격차, 그리고 가용한 연산 자원의 한계 등에 의해 결정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연구위원은 "금융투자업의 AI 도입과 혁신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지원해 실험 환경을 조성하고, 금융 데이터의 수집 및 처리, 보안, 거버넌스 등 전 영역에 걸친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며 "AI 개발·활용 원칙을 명확히 함으로써 고위험 영역에서의 도입을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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