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한익 기자
  • 입력 2025.09.26 01:14

NYSE서 투자설명회 개최…한국 대통령 최초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써밋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써밋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이한익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찾아 한국 증시가 남북 군사적 대치에 저평가를 받고 있다고 진단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확실하게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대한민국 투자 써밋' 행사에 참석했다. 한국 대통령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투자설명회(IR)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은 저평가돼 있는 게 분명하다"며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이 되지 않는다. 주가수익비율(PER) 역시 매우 낮은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어 "저개발 단계의 국가들의 PBR이나 PER보다도 훨씬 낫다"며 "대한민국 기업들의 개별 실력 그리고 실적은 정말로 높이 평가할 만한데 주가는 왜 그렇게 낮게 형성돼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은 "여기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시장 불공정성 ▲정치적 불안정을 언급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해 이 대통령은 "(한국은) 군사 밀도도 높고 휴전 중인 나라인데 혹시 전쟁이,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것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 남북 군사적 대치 때문에 오는 불안정성으로 인한 저평가 문제도 앞으로 많이 개선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군사력이 주한미군 전력을 빼고 자체 군사력 수준이 세계 5위"라며 "엄청난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북한의 1년 국가총생산(GDP) 보다 대한민국의 현재 국방비가 1.5배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국방력 강화를 위해 국방비 지출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방위산업의 수준이 엄청나게 높다"며 "앞으로 국방비 지출을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도 있기도 하지만 꼭 그거와 관계없이도 자체 국방력 강화를 위해서 국방비 분야의 지출을 대폭 늘릴 생각"이라고 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게 경제적으로 손실을 가하기 때문에 평화롭게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고 피차 간에 도움 되는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북한은 체제 유지를 위한 핵무기를 이미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보이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대기권 재진입 기술만 확보하면 완성 단계에 도달한다"면서 "이 상황을 방치하면 북한은 매년 15~20개의 핵탄두를 추가 생산할 수 있고 결국 다른 나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핵·ICBM 개발을 중단시키고, 중기적으로는 핵무기 감축, 장기적으로는 비핵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이 협상을 할 수 있는 당사자, 역량을 가진 당사자, 의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리고 북한이 믿을만한 협상 상대는 제가 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군사력은 걱정할 필요 없는데 한반도에 자꾸 군사 긴장 걱정이 생기는 이유는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며 "새 정부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실히 해소할 생각이고 아마 대한민국 주가지수에는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노력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을 두 차례 개정해 이사의 책임을 주주에게 직접 지도록 제도를 고쳤다"며 "소수주주가 손해보지 않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고 특정 주주 이익만을 위한 경영은 손해배상·형사처벌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2차·3차 상법 개정을 통해 주주 참여를 확대하고 자사주 남용과 배당 축소 관행을 고치겠다"며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를 정착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왜곡 행위에 대한 엄벌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이나 시장 왜곡을 하면 패가망신한다. 영어로 하면 '완전히 망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합동조사단이 활동 중이며 앞으로도 불투명·불공정 거래는 꿈도 못 꾸게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외국인 투자 환경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한국이 MSCI 선진국 지수에 편입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외환거래 시장의 제약 때문"이라며 "외한시장 운영시간을 사실상 무제한으로 늘리는 등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린 마틴 뉴욕증권거래소 회장 및 임원진, 월가 투자자들과 국내 금융인들도 자리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박일영 한국투자공사 사장 등 경제 부처 및 유관기관장들도 동석했다. 

또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 권혁웅 한화생명 부회장, 정형진 현대캐피탈 대표이사,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신국 LG CNS 사장도 함께했다.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회장, 골드만삭스의 마크 나흐만 사장, JP모건 자산운용 메리 에르도스 최고경영자(CEO), 모건스탠리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헨리 페르난데스 회장 등도 참석 명단에 포함됐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30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주식시장 개장을 알리는 '링 더 벨' 타종 행사에 참석해 직접 종을 울렸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