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09.28 16:00

파월 의장 '빅테크 거품론'에 삼성전자·하이닉스 동반 하락
APEC·대미 투자 확대…반도체·AI 소프트웨어·로봇株 '주목'

26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김아현 기자)
26일 종가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김아현 기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이번 주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 랠리에 대한 피로감을 반영하듯 미국의 금리 인하와 한미 관세 후속 협상에 대한 우려로 3300선까지 밀려났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추세적 하락이 아닌 일시 조정을 받고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다음 달 3일부터 9일까지 장기 휴장에 들어가는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 약화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실적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업종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주(3445.24) 대비 59.19포인트(-1.72%) 내린 3386.05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지난 23일 3486.19에 장을 닫으며 3500선을 넘보는 듯했으나, 이후 3거래일 내리 하락하며 주 초반 상승 폭을 모두 반납했다.

투자자별로 보면 이번 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28억원, 2352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은 홀로 1조2934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피가 하락세를 보인 이유는 미국의 견조한 경기 지표 발표 이후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미 무역 합의에 따라 한국이 미국에 투자할 금액이 3500억달러(약 490조원)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그것은 선불"이라고 언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관세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도 고개를 들었다.

아울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빅테크 기업들의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고 평가한 점도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직전 거래일인 지난 26일 각각 3.25%, 5.61%씩 하락하며 그동안의 상승세를 일부 반납했다.

APEC 상징조형물 야간조명 이미지. (사진제공=경북도)
APEC 상징조형물 야간조명 이미지. (사진제공=경북도)

NH투자증권은 다음 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3200~3500선으로 제시했다.

코스피 상승 요인으로는 미 연준 금리 인하 사이클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반대로 하락 요인으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되고 있다는 점, 차익 실현 매물 출회 가능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은 발언을 통해 주식시장 밸류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표출했다"며 "밸류 부담이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될 수 있으나, 과거처럼 일시적 조정 후 반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 등을 고려할 때 극단적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낮다"며 "추석 연휴 이후 협상 진전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완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됐고, 빅테크의 AI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조정은 매수 기회로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나 연구원은 다음 주 관심 업종으로 ▲AI 소프트웨어(LG CNS) ▲로봇(현대모비스) ▲반도체(삼성전자) ▲증권(키움증권) ▲음식료(삼양식품) ▲카지노(롯데관광개발) 등을 추천했다.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어, 다음 주 발표될 9월 고용 및 ISM 제조업 지표가 금리 인하 기대 심리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할 경우, 연준의 인하 속도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며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코스피의 단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나 연구원은 "조정이 나타날 경우 실적 전망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는 반도체, 글로벌 AI 전환 수혜가 예상되는 AI 소프트웨어 및 로봇 업종 중심의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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