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10.06 12:00

[뉴스웍스가 만난 사람] "로보어드바이저 가입금액 4.4조…인공지능,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더 중요"
미래에셋 투자전략·인사이트 역량, AI와 결합…실질적 수익률 관리 기여

양은석 미래에셋증권 Wealth Tech본부 본부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양은석 미래에셋증권 Wealth Tech본부 본부장.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미래에셋증권은 전통적인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의 경계를 넘어 디지털 금융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Wealth Tech본부'가 있다. 

이 조직은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 분석, 클라우드 인프라를 결합해 고객의 투자 성향과 상황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금융·AI 전문 인재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업계 최초로 AI 기반 자산관리 생태계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양은석 본부장은 미래에셋증권 Wealth Tech본부를 이끌며 디지털 혁신 전략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2008년 미래에셋증권에 입사한 그는 일찍이 로보어드바이저의 잠재력을 주목하며 AI 시스템을 고도화해왔다. 

양 본부장은 AI가 단순한 기술적 도구를 넘어 고객과 금융회사를 잇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를 활용해 고객의 투자 여정을 정밀하게 설계하고, 리스크 관리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자산관리의 패러다임은 인간과 기계의 협업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웍스는 양 본부장에게 미래에셋증권이 추진하는 AI 전략과 디지털 자산관리의 미래상을 들어봤다.

2025년 상반기 국내 증권사 인공지능(AI) 관심도 추이. (자료제공=데이터앤리서치)
2025년 상반기 국내 증권사 인공지능(AI) 관심도 추이. (자료제공=데이터앤리서치)

-최근 금융권 전반에서 AI 도입이 활발하다. 미래에셋증권은 비교적 일찍 AI를 접목해 성과를 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로보어드바이저와 웰스테크(다이렉트인덱싱) 서비스 그리고 AI 투자정보 알림 서비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 자산을 직접 관리하며 맞춤형 전략을 제공하고, 웰스테크 서비스는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잘하는 사람의 아이디어를 참고할 수 있어 수익 관리에 도움을 준다. 

로보어드바이저는 지난 2022년 9월 선제적으로 시작한 퇴직연금부터 개인연금,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및 일반계좌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로 발전해 계좌 종류에 한정되지 않고 안정적인 운용 철학을 추구할 수 있는 투자 솔루션으로 발전했다. 웰스테크 또한 타 증권사 중 일부의 유사 서비스가 종료를 알린 가운데에서도 소셜 기능 등 독자적인 장점을 가지며 성장하고 있다.

아울러 AI 투자정보 알림 서비스는 방대한 뉴스·리서치·공시 정보 중 투자 의사결정에 핵심이 되는 정보만 선별해 제공해, 고객이 리스크 요인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위해 중요도 선별 알고리즘과 개인화 맞춤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고객은 시간을 절약하고 자산 수익률을 높이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

-Wealth Tech본부가 주도하는 AI 활용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단순한 업무 효율화 차원을 넘어, 고객 자산관리 측면에서 어떤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AI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고객이 직접 이용하는 AI 투자정보 및 자산관리 서비스와 WM들이 활용해 고객 자산관리의 품질을 높이는 지원 솔루션이 그것이다. 이 두 가지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모델을 통해 고객 수익률 관리와 자산 증대에서 차별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으며, 이는 미래에셋증권 자산관리(WM) 비즈니스의 독보적인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AI 기반 서비스가 실제 고객 만족도나 투자 성과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구체적인 데이터나 수치가 있다면.

"AI 투자정보 알림 서비스를 활용한 고객은 중요한 리스크 알림을 받지 않은 고객보다 약 15% 더 빠르게 종목 매도를 결정해 위험을 조기에 관리했다. 또한 WM 지원 솔루션의 경우 지난해 20% 수준이던 활용도가 올해 80%까지 확대돼 자산관리사들이 더 많은 시간을 고객 맞춤 관리와 인사이트 제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로보어드바이저는 퇴직연금부터 개인연금, 중개형ISA 및 일반계좌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로 발전해 현재 약 7만1000개 계좌, 가입금액 4조4000억원 수준의 서비스로 성장했다. 웰스테크 또한 1년 5개월간 약 1만9000명의 고객이 3만2000개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본인의 투자 관리에 이용 중이다. 전체 포트폴리오 중 1만8000개는 타인의 포트폴리오를 참고해 만들어진 것으로 집단지성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소셜 기능도 고객들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미래에셋센터원 전경.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센터원 전경. (사진제공=미래에셋증권)

-해외 선진 금융사들과 비교했을 때 국내 증권사의 AI 활용 수준은 어느 정도 수준이며, 미래에셋증권이 글로벌 경쟁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강점은.

"국내 증권사의 AI 활용은 일부 영역에서 선진사 대비 늦은 측면이 있지만, 빠른 속도로 확산·발전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강점은 AI 자체보다도 이를 뒷받침하는 투자 전략과 인사이트 역량이다. 결국 AI는 도구일 뿐이며, 본질적으로 어떤 전략과 알고리즘을 담느냐가 차별화의 핵심이다. 글로벌 투자 경험과 축적된 전문성을 AI와 결합해,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실질적 수익률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또한 AI를 활용하는 목적을 고객을 중심으로 놓고, 고객에게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본인의 투자'에 밀착해 도움을 드리는 가치를 우선하고 있다. 단순히 첨단의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유용함을 제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향후 계획하는 AI 신사업이나 서비스가 있다면.

"미래에셋증권이 지향하는 것은 단순히 흥미 위주의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 수익률 관리에 도움이 되는 AI 서비스다. 이를 위해 의미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그 속에서 투자 성과와 직결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 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미래에셋증권의 AI 서비스를 통해 더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실현하고, 더 많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 

현재 서비스 중인 로보어드바이저와 웰스테크 또한 서비스의 고도화를 진행중이며, 로보어드바이저는 고객에게 자산관리 동반자로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리 경험 향상 장치를 마련하려고 한다. 웰스테크는 거래 국가를 확대하고 다른 투자자의 아이디어를 참고해 본인의 투자에 보다 선명하게 연결될 수 있게 하는 기능들을 추가할 계획이다"

-증권사 AI 도입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이 가져올 자산관리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고, 고객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

"현재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는 초기 단계지만, AI는 자산관리의 필수 도구가 될 것이다. 고객이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방대한 정보를 선별·가공해 제공하며, 기존에 자산관리사가 수행하던 역할 일부를 대신하게 될 것이다. 다만 AI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보다 투자 전략을 보조하는 파트너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AI를 잘 활용하는 투자자와 그렇지 못한 투자자 간 성과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금융투자영역에서 AI는 단순한 디지털 도구가 아니라 고객의 자산을 성장시키는 실질적인 엔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AI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떻게 활용할 것이냐'에 주목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자에게 차별화된 성과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모든 역량을 집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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