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10.30 08:40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출처=APEC 2025 KOREA)
이재명 대통령(오른쪽)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출처=APEC 2025 KOREA)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관세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 

1박 2일의 경주 일정을 마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떠나고 곧바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를 찾는 만큼 향후 과제는 중국과의 중립외교 관계 설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전날 한미는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금 중 2000억달러를 현금 투자하되, 연간 한도를 200억달러로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상으로 우리나라는 이재명 정부 출범 뒤 5개월 가까이 계속된 관세협상을 사실상 매듭짓게 됐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금융투자 패키지는 2000달러의 현금투자를 연간 200억달러 한도로 제한하고, 10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협의돼 외환시장 충격 우려를 최소화했다"며 "투자의 한국기업 참여 주도권 확보와 투자금 회수에 대한 상업적 합리성을 명문화한 것은 가시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한 "자동차 관세 정상화(25→15%)와 반도체, 의약품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차별 관세 방지 등 일본과 동등한 수준의 대우를 이끌어냈다"고 부연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목받은 부분은 미국의 안보 부담을 덜기 위한 방위비 증액과 핵연료 재처리의 공식 요청이었다. 특히 중국과 북한의 잠수함 추적을 언급한 것은 공식 석상 발언으로는 다소 민감한 안건이었단 분석이다.

다만 정 연구원은 "사전에 준비된 모두 발언이었다는 점에서 이는 전략적으로 의도된 것으로 풀이된다"며 "해당 공개발언을 통해 이 대통령은 안보 협력과 한미 동맹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제시했고, 협상 전까지 불확실했던 한미 무역협상은 결국 타결됐다"고 말했다.

한편 한미 협상이 진행된 전날(29일) 중국은 미국의 대두 수입을 재개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임진왜란 당시 조명 연합까지 거론하는 등 우호적인 발언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 연구원은 "중국 견제를 논의한 한미 공개 회담 내용은 중국의 민감한 반응을 초래할 수 있다"며 "오늘(30일) 미중 무역 협상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떠나면, APEC의 주요 인사가 시진핑 주석으로 교체되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은 APEC 의장국임과 동시에 11월 1일 중국과의 정상회담이 예정돼있다"며 "미국과 중국의 시차를 둔 방문에서 이재명 행정부가 공언한 중립 외교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향후 과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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