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성민 기자
  • 입력 2025.10.30 14:17

"코스피 5000·환율 안정 기대…생산적 금융 강화 절실"

이재명 대통령. (사진제공=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 (사진제공=대통령실)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반년 가까이 줄다리기를 이어가던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 단계에 이르렀다.

30일 증권가는 이번 협상에 대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중장기적으로 한국 제조업 공동화 및 외화 수급 불안정 위험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내놓았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준비된 요구와 전략적 양보를 통해 줄 것은 주고 원하는 것은 얻는 성공적 외교라고 판단한다"며 "한국과의 협상 타결은 중국과의 협상 타결 압박을 위한 필요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 대한 100% 관세 및 희토류 규제는 미국 경기에 타격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트럼프의 중국과의 협상 타결이 절실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과의 원만한 협상 타결이 한국 경제 및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했다"고 덧붙였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우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합의를 했다고 본다"며 "관세는 주요국 대비 불리하지 않게 됐고, 현금 투자 부담은 당초 우려보다 완화됐다"면서 "원금 회수 안전장치를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30일 장중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김아현 기자)
30일 장중 기준 한국거래소 전광판. (사진=김아현 기자)

특히 이번 합의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인 국내 증시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하는 동시에, 불안했던 환율을 진정시킬 수 있는 재료가 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볼 때 한국 경제 및 금융시장의 잠재 불안 요인이 해소되면서 긍정적 반응이 기대된다"며 "이번 합의로 성장 하방과 환율 상방 위험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경제와 증시를 억눌러왔던 악재 소멸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환시장 안정과 함께 코스피 5000포인트를 향한 여정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유동성 확대와 인공지능(AI) 붐에 기인한 반도체 호실적, 그리고 정부의 친시장 정책 등에 힘입어 외국인 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황산해 LS증권 연구원도 "수출주를 비롯한 한국 증시가 큰 암초를 넘긴 호재임이 틀림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산항대교 너머 신선대부두에 선박과 컨테이너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부산항대교 너머 신선대부두에 선박과 컨테이너들이 보이고 있다. (사진=박성민 기자)

다만 모든 리스크가 전부 제거된 것은 아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3500억달러 규모의 국부가 국내 생산적 투자처 대신 미국으로 유출되는 것은 기회비용 발생뿐만 아니라 제조업 공동화 우려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정부는 대미 투자 협상으로 인해 유출되는 자본과 투자 기회를 상쇄할 만큼 대내 정책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내년부터 본격화될 생산적 금융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현재 잉여 유동성이 부동산 중심의 비생산적 자산으로 쏠려 가계부채 문제와 기업 투자 부족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며 "대외 불확실성을 해소한 지금, 대내 정책에 대한 모멘텀 강화를 통해 자금의 생산적 활용과 이를 통한 중장기 성장 잠재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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