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5.11.14 12:04
TK100 토론회서 철강산업 혁신·균형발전 방안 제시..."당진·광양도 함께 지원해야"
"지방선거 출마 입장 내년에 밝힐 것...'동남권 지사론'엔 "김정재 의원, 강석호 전 의원도 있어"

[뉴스웍스=최만수 기자] 이강덕 포항시장이 13일 대구스포츠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TK100 토론회’에 참석해 포항시의 미래 산업 비전과 철강산업 혁신 전략을 밝혔다.
이날 토론회는 대구경북인터넷기자협회가 주최해 ‘포항시의 미래, 철강의 내일’을 주제로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 포항 최초 3선 시장인 이 시장은 철강산업 위기, 포항촉발지진 소송, 내년 지방선거 출마 등 다양한 질문에 솔직담백한 화법으로 토론회를 이끌었다.
이 시장은 철강산업 위기와 관련, “철강이 무너지면 첨단산업도 없다. 철강은 반도체와 인공지능, 전기차 산업의 뼈대”라며 “철강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곧 대구경북 전체와 국가경제의 문제”라면서 지역산업 간 연계와 균형발전의 중요성을 환기했다.
이 시장은 글로벌 경기 변동과 산업 구조 재편 등 변화하는 환경에 맞서 포항 철강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 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 연장, 철강산업 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대응 등이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철상산업 위기 극복 방안으로 ▲K-스틸법 조속 제정 ▲산업용 전기요금 인하 ▲원스톱 무역·통상 컨트롤타워 구축 ▲금융·세제 패키지 지원 등을 제시했다.
이 시장은 2025 APEC 정상회의 기간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입출국시 포항공항을 이용한 사례를 언급하면서 “AI·제조·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산업 구조에서 철강은 대한민국 제조업의 바닥을 받치는 기초산업”이라며 포항의 강점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대한민국 산업화 과정에서 철강이 차지한 비중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1973년 포스코 1고로에서 불이 붙은 순간, 대한민국 제조업이 본격적으로 올라섰다”고 회상하면서 “우리나라 산업이 경공업에서 자동차·조선·기계·화학 등 중화학공업으로 경제가 확장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철강을 자체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 제조업 규모가 약 4838억 달러로 세계 6위권이라는 점을 내세우며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제조 강국들이 다시 제조 기반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한국도 철강 생태계를 잃어버리면 산업 전체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철강산업의 특성을 ‘전국 단위의 단일 생태계’로 규정하며 지역 간 연대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당진·광양이 모두 같은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느 한 지역이라도 무너지면 전체 수급·가격·기술 생태계가 함께 흔들린다”며 “포항이 선제적 역할을 하겠지만 정부는 세 도시를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 시장은 산업 경쟁력의 핵심 요인으로 ‘에너지’를 꼽았다. 그는 “OpenAI와 삼성전자가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후보지로 포항이 거론되는 이유는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즉각 사용 가능한 전력과 중장기적 무탄소 에너지 확보가 철강의 미래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미래 에너지 체제를 ▲단기적 전력 안정성 확보 ▲중장기적 무탄소 에너지 체제 전환(해상풍력·태양광·수소 등) ▲수소 기반 제철 기술 확립으로 정리했다. 특히 “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서 빠르게 진전을 보이고 있어 국가 차원의 예산 지원과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와 관련한 질문에 "우선 8개월 정도 남은 3선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명확한 입장은 내년에 밝혀도 늦지 않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그러면서 "11년을 시장으로 일하다보니 개인적으로는 좀 쉬면서 에너지도 충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서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고 자문자답도 하는 과정을 거친 다음에 결정을 해야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철우 도지사께서 건강을 완전히 회복하셔서 도정을 시원하게 이끌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든다"며 "포항, 경주 등 동남권에서 한 번도 도지사를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역에서 '동남권 지사론'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저 말고도 김정재 국회의원이나 강석호 전 국회의원 등도 있다"고 했다.
이 시장은 8년된 포항 촉발지진 해결과 관련, "오늘 포항에서 지진국제포럼을 하고 왔는데 우리나라는 책임을 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심지어 전문가, 과학자들까지도 그런 풍토가 있다"며 "유럽의 경우는 일단 사고가 발생하면 책임을 인정하고 해결방안을 찾는 문화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송두리째 거짓말을 하면서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피해가는 부분이 많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