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3.02.15 17:04

외신 "합병 시 시장 지배력 우려"…2차 심사 시 최대 130일 소요 전망
대한항공, 일부 노선 슬롯 내놓는 등 추가 시정 방안 불가피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제공=대한항공)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유럽연합(EU)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발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 양사의 합병이 난기류를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 통신은 9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합병 계획이 EU의 전면 반독점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17일 예비 심사가 끝난 뒤 4개월간 추가 조사를 벌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결합 신고서가 제출되면 EU는 35일간 1차 심사를 진행한다. 이 심사에서는 시장 경쟁제한성과 독점 여부 등을 점검한다. 이와 함께 해당 기업은 신고서를 제출한 뒤 20일 이내에 경쟁제한 우려 해소를 위한 시정 방안을 제출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EU에 1월 기업결합 신고서를 제출한 뒤 시정방안을 제출했다. 대한항공은 EU가 1차 심사만으로 승인을 낼 것으로 기대하며, 올 상반기 중 합병을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신이 EU가 1차 심사 발표 후 4개월간 추가 조사라는 '2차 심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다소 변수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17일(현지시간) EU가 2차 심사를 공식화할 경우, 대한항공은 일부 노선 슬롯(공항 이·착륙 횟수) 재배분 등, 시장 독점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추가 시정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차 심사는 최대 130일이 소요되며, 이 과정에서도 승인을 받지 못하면 합병은 무산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직 EU 1차 심사 결과 발표 전이라 나온 것이 없어 우리도 기다리고 있다"며 "혹여 2차 심사로 가게 되더라도 성실히 심사에 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진행 상황. (자료제공=대한항공)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진행 상황. (자료제공=대한항공)

지난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을 추진한 대한항공은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국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남은 국가는 필수 신고 국가인 미국·EU·일본과 임의 신고 국가인 영국까지 총 4곳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추가 검토 입장을 밝혔으며, 일본 역시 심사 막바지 단계로 알려졌다. 영국은 대한항공의 추가 시정안을 수용하며 사실상 승인 의사를 밝혔고, 다음 달 23일까지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필수 신고 국가와 임의 신고 국가 중 한 국가라도 승인하지 않으면 합병은 무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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