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3.03.21 16:19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미국 테슬라가 채택한 새로운 폼팩터인 '4680 배터리'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파나소닉과 양산 경쟁에 돌입했다. 일각에서는 파나소닉이 1년가량 먼저 양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대응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전기차에 신규 탑재되는 4680 배터리를 2025년에 양산한다. 국내의 경우 오창 2공장에서 2025년에, 해외에서는 2026년에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양산 시점을 내년으로 앞당기기 위해 사력을 집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파나소닉과의 경쟁 관계 때문이다. 앞서 파나소닉은 동일한 폼팩터인 4680 배터리를 내년 3월 양산한다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파나소닉이 생산한 4680 배터리 역시 테슬라에 공급된다.
4680 배터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0년 '배터리 데이'에서 처음 소개한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다. 기존 테슬라 전기차에 탑재된 21700 배터리(지름 21㎜·길이 70㎜)보다 용량은 5배 많고, 출력은 6배 높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이 미국 현지에서 4680 배터리를 생산해 먼저 테슬라에 공급하고, 이후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테슬라는 배터리 직접 생산(내재화)을 시도 중이지만, 아직 제품의 에너지 밀도가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배터리 기업인 만큼, 국내 생산에 우선적인 의미를 두고 있다. 2025년에 국내 오창 2공장에서 양산을 시작하고 이듬해 해외 공장에서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며 "양산 시점을 앞당기려 하지만, 연내 양산은 어려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강자이지만, 4680 배터리의 경우 용접 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세원 LG에너지솔루션 센터장은 지난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더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원통형 셀은 용접 품질관리가 어렵다"며 "4680 배터리 개발의 난제는 용접 기술"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 그는 새로운 폼팩터 개발인 만큼, 안정적으로 출력을 높이기 위한 신기술 개발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노 센터장은 "배터리 크기를 키우면 전극 길이가 기존 1m 수준에서 4~5m로 길어지는 등 공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전류도 기존 5A에서 25~30A로 늘어나기 때문에 출력 증대를 위한 새로운 물질과 공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4680 배터리는 21700 배터리보다 부피가 크다. 큰 용량에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담으려다 보니 기술 개발이 더디다. 테슬라가 밀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는 이유"라며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 모두 높은 에너지 밀도와 배터리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시간이 걸리는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에너지솔루션은 4680 배터리 양산 시점에 대해 함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4680 배터리의 양산 시점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