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은지 기자
  • 입력 2023.07.27 17:28
현대 EV 스테이션. (사진=정은지 기자)
현대 EV 스테이션. (사진=정은지 기자)

[뉴스웍스=정은지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전기차 충전 동맹'을 맺고,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 '슈퍼차저' 동맹에 맞불을 놨다. 이에 글로벌 전기차 충전 표준에 대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와 기아, BMW, GM 등 7개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는 26일(현지시간)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북미 지역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고객이 언제 어디서나 필요할 때 충전할 수 있도록 시내와 고속도로에 최소 3만기의 고출력 충전기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충전 방식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아직 오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우정 기아 부사장은 27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7개사가 함께하는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는 충전 타입 등에 대한 논의가 조금 더 필요하다"며 "고객 편의를 중심으로 두고 추가적인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주 부사장은 "고객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건 공용 충전소인데, 이 경우 충전 속도와 접근성이 중요하다"며 "또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제휴를 맺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들 7개 제조사들이 고객 정보를 활용하기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충전소를 운영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는 충전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차량·배터리·고객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반면, 테슬라를 제외한 완성차 업체들은 고객 정보를 모으지 않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를 제외한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충전 시 수집되는 고객 정보를 모으기 위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했다고 보고 있다.

문학훈 오산대 미래전기자동차과 교수는 "외형적으로는 충전기 모양 및 충전소 접근성에 대한 경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고객 정보를 얻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를  활용하면 OTA부터 배터리 정보, 고객 성향까지 다양한 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해당 충전소는 모든 전기차 고객이 이용할 수 있도록 기존 미국 표준인 CCS와 테슬라의 충전 규격 NACS 커넥터를 함께 제공할 방침이다. 내년 여름에 첫 번째 충전소를 열고, 이후에는 캐나다로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이나 충전소 수, 전체 네트워크 구축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에 대한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7개 업체가 조인트벤처에 최소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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