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24.04.10 07:25

출구조사, 오후 6시 방송3사 공표…투표자 50만명 대상
수개표 절차 추가…11일 새벽 2시경 당선 윤곽 나올 듯

지난 5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 종로구 소공동주민센터에 투표자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지난 5일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 종로구 소공동주민센터에 투표자들이 줄을 서있다. (사진=김다혜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일인 10일이 밝았다. 앞으로 4년간 국민을 대신해 의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국회의원을 뽑기 위한 민심의 향배가 이날 결정된다.

22대 총선은 지난달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간 총선 후보 등록이 이뤄지며 본격적인 레이스의 막이 올랐고 지난달 28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며 여야 모두 치열한 유세를 펼쳐왔다.

이런 과정을 거쳐 이날 지역구 254명에 비례대표 46명으로 구성된 총 300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되면 이번 22대 총선은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윤 대통령 '대파 파동'에 국힘 고전 vs. 김준혁·양문석 막말 파동은 중도층 흔들어

애초 여권은 '86운동권 청산'을 내세웠고 야권은 '정권 심판론'으로 맞섰다.

여권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세우면서 국회의원의 특권 폐지 및 출판기념회를 통한 정치자금 수수 금지법 추진 등을 들고나왔고, 이런 정책들이 중도층에게 먹혀들면서 초반 기선은 국민의힘이 잡았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개발사업 '50억 클럽 뇌물 의혹'의 이른바 '쌍특검법'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시키려 시도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후 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이른바 '친명횡재-비명횡사 공천'이라는 조롱을 받게 된 공천 과정의 불협화음을 극복하지 못하고 '원칙과상식'이라는 이름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일부 이탈한 반면, 국민의힘은 상대적으로 '조용한 공천'이라고 평가될 만큼 공천 과정의 잡음을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어떤 비례대표제를 선택할지 갈팡질팡하는 사이에 이를 강력 비판하면서 초반 승기를 잡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사진=원성훈 기자)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관. (사진=원성훈 기자)

하지만 민주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방향을 확정 짓고 이재명 대표 체제를 공고히 만드는 과정에서 민주당 이탈 세력을 최소화하며 사안을 빠르게 수습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파우치 논란'이 불거지면서 국민의힘의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아울러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만나 윤석열 정권·검찰 독재 조기 종식을 위해 협력하고 단결하겠다고 의기투합하면서 분위기는 민주당 측이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분위기로 흘렀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사이의 갈등이 두 차례에 걸쳐 표면화된 것은 국민의힘의 내홍으로 비치는 사건이었다. 특히 유세 막판 윤석열 대통령의 '대파 875원 파동'이 중도층 일각에서 '물가를 제대로 모르는 대통령'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면서 국민의힘의 고전이 이어졌다. 여기에 의대 증원 문제를 비롯해 이종섭 호주대사의 호주 출국,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언급 등 연이은 악재가 이어졌다.

이후 이종섭 호주대사와 황상무 수석이 사퇴하고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해 대통령실이 다소 유연한 태도로 나온 데다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최소한 개헌·탄핵저지선 만큼은 확보하게 해달라"는 읍소가 먹혀들면서 국민의힘이 다시 힘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여기에다가 선거운동 기간 불거진 김준혁·양문석 후보 등의 막말 파동이 중도층의 표심을 흔든 것도 국민의힘이 다시 힘을 얻게 된 사건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6일 이틀간 치러진 사전투표는 투표율 31.28%로 총선 사상 역대 최고치를 기록, 뜨거운 투표 열기를 보여줬다.

◆"명룡대전, 총선 최대 관심사"…이준석 낙선 시 "정치생명 사실상 끝"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 지역은 이른바 '명룡대전'이 펼쳐지게 될 인천 계양을에서의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원희룡 국민의힘 후보 간의 대결이 꼽힌다. 만일, 이 대결에서 이재명 대표가 승리한다면 8월 민주당 전당대회 전까지는 '이재명 체제'가 공고화될 전망이다. 반면 원희룡 후보가 승리할 경우 이재명 대표의 정치생명 역시 위태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 공영운 민주당 후보 및 한정민 국민의당 후보의 대결이 펼쳐지는 경기 화성을에 대한 관심도 이에 못지않다. 이준석 후보가 생환하게 된다면 상당한 정치적 입지를 되찾을 수 있겠지만, 이번에도 낙선해 이른바 '마이너스 4선'이 된다면 사실상 이준석 대표의 정치생명은 종료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밖에도 서울 동작을의 나경원 국민의힘 후보와 류삼영 민주당 후보의 대결, 서울 중·성동갑의 윤희숙 국민의힘 후보와 전현희 민주당 후보의 대결, 경기 하남갑의 이용 국민의힘 후보와 추미애 민주당 후보의 대결이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한 경기 분당갑의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광재 민주당 후보의 대결, 경기 분당을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와 김병욱 민주당 후보 간의 대결도 상당한 관심을 끌고 있는 양상이다.  

이재명(왼쪽)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사진제공=민주당&국민의힘)
이재명(왼쪽)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과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사진제공=민주당&국민의힘)

◆여야 대표들, 투표 전날까지 유세 총력전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총선 하루 전인 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총력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샴페인을 터트리면서 조롱하듯이 말하는 (범야권) 200석이 만들 혼돈과 퇴행을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경악스러운 혼돈으로 무너질지 아니면 위기를 극복할지 결정할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재명 친위대인 김준혁·양문석 후보로만 채워진 200석을 상상해달라"며 "헌법에서 자유를 빼고 땀 흘려 일한 임금을 깎으면서 '셰셰 외교'를 해 한미 공조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죽창 외교로 한일 관계를 악화시키고 김준혁 후보의 역사관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라며 "헌법을 바꿔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셀프 사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용산역 앞에서 '정권심판·국민승리 총력 유세'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 투표 독려 발언을 했다. 

이 대표는 "내일 우리가 받아 들 투표용지는 바로 옐로카드, 경고장"이라며 "소수 기득권자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다. 실제로 반성하고 뉘우친 적이 있나, 눈물과 사과의 유효기간은 딱 선거 날까지다. 저 오만한 정치권력에 확실하게 보여주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과 시민들을 향해 "악어의 눈물에 속지 않고 민생 실패에 대해서 확실하게 책임을 물을 준비 되셨나"라며 호응을 유도했다. 

특히 "민생 폭망, 외교 실패, 권력 남용, 예산 남용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우리는 우리를 통치할 왕을 뽑지 않았다. 국민과 국가를 위해 일할 국가를 뽑은 것이다. 우리의 대리인 일꾼들이 주인을 업신여기고 능멸하고, 심지어 주인을 억압하고 고통으로 몰아넣으면 주인 된 입장에서 용서하지 말아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따져 물었다. 또한 "이번 총선은 유난히 박빙지역이 많다. 단 몇 표차로 승부가 날 곳이 너무 많다"며 "모두 핸드폰을 열어(지인에게) 문자를 보내고 투표를 독려하면 대한민국이 바뀔 수 있다"고 호소했다.

◆출구 조사 오후 6시 공개…전국 2000여개 투표소·투표자 약 50만명 대상 

22대 총선의 결과는 방송 3사(KBS·MBC·SBS)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오는 오후 6시경 가늠할 수 있다.

국회의원 선거 특성상 지난 대선 때 출구 조사 결과보다 다소 정확도가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역대 총선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 투표율이 개표 결과 적중 여부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방송협회 산하 KEP(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는 이번 총선의 출구 조사를 실시한다. 총사업비 72억8000만원이 소요되는 '제22대 국회의원선거 방송3사 공동출구조사'는 한국리서치, 코리아리서치, 입소스주식회사 3개 조사기관이 수행하고 선거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2000여 개 투표소에서 투표자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출구조사 결과는 선거 마감 시각인 오후 6시 방송 3사를 통해 공표된다.

KEP가 발표한 ‘출구 조사 인용 기준’에 따르면 기준을 적용받는 매체는 종편, 신문, 포털 뿐 아니라 유튜브 채널도 해당한다. 출구 조사 결과 인용은 매체 형태에 상관없이 지상파 3사에서 모두 공표된 지역에 한해서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인용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정당별 예측 의석수는 오후 6시 30분 이후, 각 지역구 당선자 예측 결과는 오후 7시 이후에 인용할 수 있다.

◆수개표 절차 추가…11일 새벽 2시경 '당선 윤곽'

전자개표기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수개표 절차가 추가된 22대 총선의 개표 결과가 나오는 시간 역시 관심사다.

최종 당선자 윤곽은 지난 총선보다 2~3시간은 더 늦게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투표일 다음 날인 11일 새벽 2시경은 돼야 당선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정 정도에 당선인 윤곽이 나왔던 이전 선거와 달리 육안으로 확인하는 수개표 절차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이전 선거까지는 투표지 분류기에서 분류된 투표지를 심사계수기를 이용해 후보자(정당)별로 심사·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부정선거 개입 논란을 완전 차단하기 위해, 투표지 분류기로 분류된 투표지를 개표 사무원이 수작업으로 모두 확인한 후 심사계수기로 재확인한다. 개표 사무원들이 투표지를 모두 확인하는 작업이 추가됐기 때문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비례대표 결과의 경우 지역구 개표를 마친 후 개표가 진행되는 만큼 다음날인 11일 아침에서야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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