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웍스=백종훈 기자]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현대해상 등 주요 손해보험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4조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이번 상반기에만 1조원이 넘는 수익을 기록하며 손해보험 업계의 새로운 '양강 체제'를 구축했다. 삼성화재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당기순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했고, DB손보는 최초로 1조원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4대 손보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합계는 4조2692억원이다. 삼성화재 1조3144억원, DB손보 1조1241억원, 메리츠화재 9977억원, 현대해상 8330억원 순이다.

업계는 손보사들이 이처럼 역대급 실적을 달성한 것과 관련해, 새 보험회계 제도 IFRS17 하 수익성 지표인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장기 인보험 판매에 집중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삼성화재는 올해 상반기에 1조314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이는 작년 상반기 대비 8.2% 늘어난 액수이자 지난해 전체 순이익의 72.2%에 달하는 수치다.

매출은 11조337억원으로 작년보다 6.0%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6793억원으로 같은 기간 6.4% 성장했다.

신계약 CSM은 작년 상반기보다 13.6% 늘어난 1조6383억원을 기록했다. 장기보험 CSM은 같은 기간 6525억원 증가한 13조9553억원을 찍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장기보험에서 경쟁력 있는 신상품 출시와 법인보험대리점(GA) 전략적 대응을 통해 보장성 신계약 매출 월평균 183억원을 달성했다"며 "이를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3%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DB손보는 올해 상반기에 1조124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 대비 23.2% 증가한 액수다.

같은 기간 매출은 9조3185억원, 영업이익은 1조4720억원, 보험손익은 1조972억원을 찍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3%, 21.8%, 21.6%씩 늘어난 수치다.

CSM 잔액은 12조9000억원, 신계약 CSM은 1조4075억원으로 집계됐다.

DB손보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에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운전자보험, 간편보험 등 상품경쟁력 기반의 보장성 신계약 성장에 따른 것"이라며 "이외 CSM 증가세 등도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올해 상반기에 별도 기준으로 1조원에 가까운 99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상반기보다 20.8% 증가한 액수이며 동시에 반기 사상 최대 실적이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8%, 21.3% 증가한 5조7558억원, 1조3371억원을 기록했다.

CSM은 10조6632억원으로 지난해 말 10조4700억원 대비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신지급여력비율(K-ICS)은 2분기 기준으로 작년 2분기 205.7% 대비 19.2%포인트 증가한 224.9%(잠정치)를 기록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IFRS17 도입 이후 격화된 장기보험 출혈경쟁에 동참하기보다는 적자 상품을 최소화하고 수익성이 있는 시장에 적극 대응한 것이 실적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해상의 당기순이익은 손보사 빅4 중 가장 낮았지만 증가율은 가장 높았다. 현대해상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833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67.6% 폭증했다.

영업이익은 1조116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대비 65.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험손익은 2배 이상 늘어나 9088억원을 찍었다. 

K-ICS 비율은 169.7%로 3월 말 대비 2.8%포인트 상승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장기보험에서는 호흡기 질환 관련 손해액 개선과 더불어 일부 질병 담보 청구 안정화 등으로 보험금 예실차(보험금 및 사업비 예상치와 실질수치 차이) 손익이 작년 동기 대비 1370억원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보험은 고액 사고 감소 등의 영향으로 457억원 이익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8.5% 증가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