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정민서 기자
  • 입력 2024.09.11 12:26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카멀라 해리스 SNS)
도널드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출처=도널드 트럼프·카멀라 해리스 SNS)

[뉴스웍스=정민서 기자]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TV토론이 10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국립헌법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날 두 후보는 유권자들의 주요 관심사인 불법 이민자 문제와 낙태권, 물가 등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토론에서 참패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해 민주당 후보가 된 이후 첫 대결이다.

선거일을 56일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토론은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부동층과 중도층 표심에 영향을 미쳐 초박빙 판세를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 전 악수를 한 후 곧바로 연단에 섰다.

불법 이민자 정책에 대해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국경 보안법 부결에 앞장섰다"며 "국경 보안법이 통과됐다면 국경으로 1500여 명의 추가 보안관이 배치돼 더 많은 범죄 집단과 펜타닐 등을 비롯한 마약 범죄를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경 보안법을 부결시킨)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본인의 정치적 이익만을 고려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은 사상 최악의 정책 실기로 불법체류 범죄자를 미국에 들어오게 했고, 테러리스트도 허용했다"며 "베네수엘라 등 다른 국가 범죄율이 크게 낮아진 반면, 미국은 천정부지로 높아졌다. 이는 범죄자들을 들어오게 했기 때문"이라고 다시 한번 현 정부를 비판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프링필드 등 이민자들이 현지 주민들의 반려동물인 개와 고양이를 잡아먹고 있다"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런 주장에 대해 "극단적인 발언"이라며 "이미 경제사범, 형사사범, 선거 개입, 성폭행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리석다"고 힐난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출처=카멀라 해리스 페이스북)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출처=카멀라 해리스 페이스북)

양 후보는 이어 낙태권과 경제 정책을 두고도 대립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국민들의 자유, 특히 자기 신체에 대한 결정을 내릴 자유가 정부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며 "트럼프가 재선된다면 그는 전국적인 낙태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재임 당시 미국 연방대법원 대법관 9명 중 3명을 직접 임명했다"며 "낙태권을 후퇴시키려는 의도가 있었고, 대법관들은 정확히 트럼프의 의도대로 움직였다"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가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며 "나는 낙태를 금지한 적 없고 낙태 금지법에 서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대부분의 법학자들이 낙태가 주 차원에서 규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며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것은 각 주 차원에서 유권자 손으로 낙태권을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 옳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가장 부유한 사람들을 위한 감세"라며 "난 중산층 자녀로 자랐고 이 무대에서 미국의 중산층과 노동자를 실제로 도울 계획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관세 때문에 미국인의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 물가가 치솟았지만 "나는 (재임 기간) 인플레이션이 없었고, 그들은 경제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참모총장, 국가안보보좌관, 국방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은 분명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언급한 이들은 직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서 "난 그런 사람 대부분을 해고했지만, 그들(바이든 행정부)은 물가 실패에도 결코 한 명도 해고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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