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15 09:38
삼성전자, 4년 5개월 만에 4만9900원 '뚝'
미래에셋, HBM 낙관 전망 예측 실패 인정
"매수 리포트 업계 관행…개미 위한 것 아냐"

[뉴스웍스=박성민 기자] 삼성전자가 '4만전자'로 추락했다. 그러나 대다수 증권사들은 아직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9만원대로 제시하고 있어 투자자들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보다 1800원(3.61%) 오른 5만1700원에 거래 중이다.
다만 전날에도 장 초반 5만1800원까지 치솟았다가, 장 마감 직전 급락한 만큼 주가가 상승 반전에 성공할지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전날 삼성전자는 1.38% 내린 4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인 지난 2020년 6월 15일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5만7500원에 장을 마감한 뒤 5거래일 연속 하락하더니, 결국 4만원선까지 주저앉았다. 시가총액 역시 298조원까지 미끄러지며 300조원대가 붕괴됐다.
이 같은 소식에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추는 곳들이 생겨났다.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11만원에서 8만4000원으로 23.64% 하향했다. 키움증권도 삼성전자 목표가를 기존 9만원에서 7만5000원으로 16.67% 낮춰 잡았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대역폭 메모리(HBM)의 매출화 시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지배적이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한 예측 실패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도 대부분의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 미 대선 등 악재를 대부분 소화한 만큼 추가적인 주가 하락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을 반복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9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밖에 ▲IBK투자증권(9만5000원) ▲한화투자증권(9만원) ▲메리츠증권(8만7000원) ▲현대차증권(8만6000원) ▲한국투자증권(8만3000원) 등도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8~9만원 선으로 봤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는 내년 예상 주당순자산가치(BPS) 5만9679원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로 단기 실적 기대감은 낮아졌으나, 악재가 대부분 반영된 만큼 하방 리스크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과거 5년 평균 PBR이 1.5배를 크게 하회하고 있어 밸류에이션 매력도 높다"며 "중장기 관점의 매수 접근이 가능한 구간"이라고 전했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주가는 이미 다운턴 수준인 PBR 1배에 머무르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대외 불확실성을 반영한 이상 주가는 반등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 같은 리포트가 꾸준히 나오는 상황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주가가 계속해서 하락하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지들은 국장(국내 주식시장) 안 하면서 삼전 '매수'하라네", "애널 리포트 볼 바에는 그냥 물타기 시점 고민하는 게 낫다" 등 증권가와 연구원들을 향한 거센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는 목표주가 '하향'과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하는 게 어렵다고 호소한다. 기업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입장에서 부정적 리포트를 내기 껄끄럽고, 그 대상이 삼성전자라면 말할 것도 없다는 반응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사람들 중에서도 암묵적으로 다 아는 문제지만, 관행적으로 '매수' 리포트를 숙제처럼 내 오는 게 이미 업권 전체에 다 퍼져있다"며 "근본적으로 봤을 때 (증권사들이) 내는 자료들은 개인 투자자를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