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24.11.30 08:00
이르면 내년 1월 추가 인하 가능…"통화정책 '경기 우선' 선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0월에 이어 11월에도 0.25%포인트 인하되면서 연 3.0%로 떨어졌다. 작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3.50%로 쭉 동결됐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내년 1분기에는 2%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2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인하 의견을 냈다. 2명은 동결 소수의견을 개진했다.
금통위가 두 차례 이상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이던 2009년 10월부터 2009년 2월까지 4연속 인하 이후 처음이다.
시장은 11월 인하 가능성을 낮게 봤지만, 금통위는 "환율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물가상승률 안정세와 가계부채 둔화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의 하방압력이 증대됐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경기의 하방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깜짝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이번 결정을 두고 "인하와 동결 모두 장단점이 있어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향후 경기에 대한 우려가 금리 인하에 힘을 실었다.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8월에 비해 다소 낮췄다. 올해 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내년은 2.1%에서 1.9%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특히 내년 성장률을 잠재성장률(2%) 아래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1.9%도 불확실성이 크다"며 "내년 2월에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상환경, 반도체 수출 흐름, 내수 개선 속도 등 변수가 가득한 상황이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11월 금통위의 핵심은 국내 성장률이 2년 연속(2025년 1.9%, 2026년 1.8%) 1%대를 기록할 수 있다는 한은의 공식 전망"이라며 "재정지출 확대 여력이 낮다면 내년 성장률 둔화에 대한 직접적 타개책 중 하나는 한은의 적극적인 금리인하 행보 밖에 없다. 이번 인하 결정은 이런 점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성장률 하방을 지지하기 위해서는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할 수 있다. 한은의 거시경제모델에 의하면 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되면 성장률은 0.07%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금통위는 올해 더는 열리지 않는다. 다음 금통위는 내년 1월에 개최될 예정이다. 시장은 1분기 중 추가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성장에 대한 시선 변화 및 가계부채 등 금융불안 완화, 물가 둔화 등의 환경을 고려할 때 한은은 내년 1월 추가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경기에 방점을 둔 정책 집행으로 선회하는 상황"이라며 "물가 하락으로 금리 인하 여력이 확대된 만큼 상반기 중 3회(1·2·5월) 금리 인하를 단행해 기준금리를 2.25%까지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화당국의 입장은 '환율보다 경기가 우선, 사전적 대응 필요'로 정리 가능하다"며 "내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공산이 크다고 판단하나 동결 소수의견과 포워드 가이던스(3개월 내 인하 3명, 동결 3명)를 볼 때 추가 인하 시점은 1월이 아닌 2월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