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12.08 00:15

정부 "계획된 행사 예정대로 진행해달라"

지난 4일 새벽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차량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지난 4일 새벽 국회의사당 앞에서 시민들이 차량 사이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원성훈 기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신정부 출범으로 인한 대외변수가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정치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내수 회복세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지난 3일 밤 10시 23분경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담화를 통해 비상 계엄령을 선포했다. 4일 새벽 1시께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의결됐고, 오전 4시 30분경 계엄이 해제됐다. 단 6시간에 불과했지만, 대한민국 경제는 크게 휘청였다.

원달러 환율은 한때 1470원까지 치솟았고, 증시도 하락장을 이어갔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 경제가 이전보다 강한 상태"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우리나라는 반사이익을 누릴 겨를이 없다.

특히 비상계엄으로 촉발된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불성립 부결됐지만,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를 포함한 정국 안정 방안을 여당인 국민의힘에 일임했다. 탄핵소추안 부결로 민심이 들끓는다면 더 큰 후폭풍이 올 수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탄핵소추안 재발의를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출처=픽사베이)
(출처=픽사베이)

우리 경제의 위기감은 이미 수치로 확인된다. 우리나라의 3분기 성장률은 0.1%로 잠정 집계됐다. 2분기(-0.2%) 역성장에서 한 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으나, 수출 감소가 확인되면서 향후 경기에 대한 의구심이 커졌다. 

3분기 수출은 전기 대비 0.2% 줄었는데, 분기 수출 감소는 7분기 만이다. 이에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8%포인트로 확대됐다.

그나마 3분기에는 내수 기여도가 0.8%포인트로 플러스 반등하면서 성장률을 끌어올렸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탄핵 정국에서 '내수 회복세'는 사그라들 수 있다.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 100.7에 불과하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를 기준값 100으로 삼아 100보다 크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하는데, 올해 최고는 7월에 기록한 103.6에 그친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해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째 1%대로 안정세를 보였으나, 국민의 소비심리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수준에서 횡보 중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치 불안의 장기화는 궁극적으로 내수 부진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경기의 하방 압력을 더욱 가중시켜 원화 약세 요인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연말 소비경기에 치명타를 줄 수 있고 국내 기업들의 투자도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내수 불안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판단했다.

연말 소비경기 부진이 우려되면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직원들에게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수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계획됐던 행사 등을 당초 예정대로 진행해달라"고 지시했다. 민간에도 계획된 연말행사 등을 그대로 진행해 줄 것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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