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24.12.24 11:19
한국은행. (사진=박성민 기자)
한국은행. (사진=박성민 기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한국은행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대해 "최근 국내외 높은 불확실성 등으로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증대됐으나 양호한 금융기관 복원력과 대외지급능력 등을 고려할 때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24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하며 "향후 국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 통화정책 긴축 완화 과정에서의 금융불균형 누증 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우선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금융불안지수(FSI)는 11월 17.3으로 주의단계에 머물러 있다. FSI는 금융불안 관련 금융 및 실물 부문의 20개 월별 지표를 표준화해 산출한 종합지수(0~100)로, 주의 및 위험 단계 임계치는 '잡음/신호 비율' 방식에 따라 각각 12와 24로 설정돼 있다.

중장기 관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는 올해 3분기 32.9로 1분기(29.6)에 비해 상승했으나, 여전히 장기평균(2008년 이후 34.5)을 하회하는 수준이다.

다만 12월 들어 실물경기 성장 흐름이 둔화되는 가운데 국내외 정치 불확실성도 확대됐다. 이에 한은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대내외 리스크 요인의 전개 양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시장불안 요인이 발생할 경우 적기에 시장안정화 조치를 실시하는 등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적극 대응키로 했다.

(자료제공=한국은행)
(자료제공=한국은행)

한편 국내 금융시스템 내 취약성을 부문별로 살펴보면 신용시장에서는 가계대출이 은행 및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됐다가 8월 거시건전성 규제 강화 등에 힘입어 둔화 흐름을 보였고, 가계대출 연체율도 가계의 채무부담 완화 등으로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기업대출은 비은행 금융기관 및 중소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됐으나, 연체율은 이들 대출에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자산시장에서는 주요국 통화정책 기조 전환, 미 대선 전후 정책 불확실성에 더해 국내외 물가·경기지표 추이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 및 주식가격이 하락한 가운데 변동성이 다소 높아진 모습이다.

주택매매가격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8월까지 상승세가 크게 확대됐다가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및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 등의 영향으로 상승폭이 둔화됐고, 전월세가격은 완만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의 경우 오피스(임대가격 상승)와 상가(하락세 지속) 간에 차별화된 모습이 지속됐다.

금융기관 건전성은 비은행을 중심으로 다소 저하됐다. 은행 및 보험은 자산 증가세 및 수익성이 대체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한 반면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부동산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른 자산건전성 재분류, 차주의 상환부담 등으로 인해 자산 성장세 및 수익성 부진이 지속됐다.

증권 및 여신전문금융회사는 자산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수익성은 대체로 저하됐다.

대외부문을 살펴보면 외환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기대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미 대선 전후 정책 불확실성 증대,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에 비해 높은 수준에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

환율 상승의 경우 국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일부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기관은 양호한 수준의 복원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대부분 업권에서 고정이하여신 규모 증가로 인해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이 하락했으나, 각 업권의 자본적정성 비율과 유동성비율이 모두 규제기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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